퀸즈플러싱 인터넷카페서 10대들과 자리다툼 끝에
학생들로부터 집단폭행 당하자 갖고있던 칼 휘둘러
뉴욕 퀸즈 플러싱의 PC방에서 50대 한인 노숙자가 10대 중국계 학생들과 자리 문제로 다투다 흉기를 휘둘러 학생 1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시경(NYPD)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9시43분께 퀸즈 플러싱 유니온스트릿에 위치한 PC방 ‘K&D 인터넷 카페’에서 폴 김(51)씨가 자신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구한 2~3명의 중국계 학생들과 언쟁 끝에 칼을 꺼내 양푸 판(19·사진)의 복부를 찔렀다. 피해자는 곧장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27일 오전 3시께 끝내 숨졌다.
경찰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PC방을 찾은 양푸의 친구들은 다 같이 한 자리에 앉아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인터넷 게임을 하려 했으나, 좌석을 찾지 못하다가 홀로 자리에 앉아 게임을 하고 있던 김씨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를 거부했고, 학생들과 언쟁이 붙었다. 이를 지켜보던 종업원이 싸움을 말리자 일단 PC방을 나간 학생들은 30분 후에 양푸 등 3명의 친구를 더 데리고 다시 PC방에 들어와 김씨에게 자리를 비켜줄 것을 재차 요구했다. 계속되는 요구에 화가 난 김씨가 ‘죽여 버리겠다’라는 말과 함께 거부하자 양푸 등은 김씨에게 집단폭행을 가해 좌석에서 끌어내려고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김씨는 갖고 있던 칼을 꺼내 휘둘러 양푸의 왼쪽 복부를 찔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도착한 후에도 김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게임을 하고 있다가 체포됐다. 경찰은 PC방에서 당시 김씨가 범행에 사용했던 칼을 발견했다.
PC방 종업원은 김씨에 대해 “최근 며칠간 매일 와서 하루 종일 PC게임만 했다”며 “사건 당시 가게 안에 40여명의 손님이 있었는데 칼이 너무 작아서인지 처음에는 그 누구도 피해자가 칼에 찔린 지 몰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일정한 주거지가 없는 노숙자로, 과실치사와 4급 불법무기 소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진우 기자>
사건이 발생한 퀴즈 플러싱의 PC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