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망치폭행’ 양재원씨 살인미수 기소
백에 망치 넣고 다녀...피해여성은 퇴원
지난 10일 LA 한인타운 샤핑몰에서 발생한 ‘묻지마 망치 폭행’ 사건은 가해 남성이 무작위로 한인 여성을 노려 폭력을 휘두른 ‘여성 증오’ 사건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월 한국 서울 한복판에서 발생해 충격을 준 이른바 ‘강남역 여혐(여성 혐오) 살인사건’과 같은 범죄가 LA 한인사회에서도 일어난 것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LA경찰국 올림픽경찰서는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 사건이 ‘인종과 성별을 동시에 타겟으로 한 증오범죄’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용의자인 양재원(22)씨는 LA 카운티 검찰에 의해 1건의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으며, 증오범죄에 따른 형량 가중 정황이 추가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데이빗 코왈스키 올림픽경찰서장은 “용의자가 특히 한인 여성을 타겟으로 증오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백팩에 망치를 넣고 다녔다”며 “당시 살인을 마음먹고 한인타운을 돌아다니다가 만난 첫 번째 여성이 지금의 피해자”라고 설명했다.
정 김 수사관도 “조사 결과 한인 여성을 노린 특별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용의자가 체포 당시 ‘한인 여성이 미웠고 죽이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사건 당시 한 목격자는 “범인이 한국인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망치를 들고 다니면서 한인 여성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해 이같은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경찰은 또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용의자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뢰하지 않았다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판사나 용의자의 변호사가 필요 여부를 따라 이를 의뢰할 수 있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용의자 양씨는 지난 2월 중순 무비자로 입국해 약 한 달 정도 체류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코왈스키 서장은 “용의자는 영어를 하지 못하는 한국 국적이며 미국에 주소지가 없어 홈리스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생면부지의 남성에게 망치 폭행을 당한 피해 여성은 현재 병원에서 퇴원한 뒤 자택에 머무르며 통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한인 언론들은 물론 LA타임스와 ABC 방송 등 주류 언론까지 몰려 이번 엽기적 사건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예진협 기자>
16일 데이빗 코왈스키 올림픽경찰서장이 한인여성 폭행사건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감시카메라에 잡힌 용의자 양재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