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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옐프 전국 1위 식당

첫날은 허탕을 쳤다. 미리 주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은 둘인데 주문 26건이 밀려 있었다. 지금 주문하면 한 시간 반쯤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25센트 동전 하나에 주차시간이 불과 4분인 이 인색한 거리를 다시 찾고 싶지 않았으나 옐프(yelp) 선정 전국 1위 식당, 그 주인이 하와이 한인 2세 라는데… 궁금했다.  LA다운타운 ‘브로컨 마우스(Broken Mouth)’ 이야기다. 일주일 뒤 온라인으로 이것저것 미리 주문한 뒤 다시 갔다. 주인은 난감한 얼굴로 돌아섰던 머리 허연 코리언 손님을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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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함께 또 따로’의 자연섭리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 정벌에 나섰을 때 인더스 강 지류에서 그를 맞은 건 인도군의 ‘신 병기’였다. 코끼리 200마리, 전차 부대인 셈이다. 유럽 군대의 인도 원정은 그 때가 처음이어서 코끼리의 참전은 전투 시뮬레이션에 들어 있지 않았다. 창과 활의 시대였으니까 코끼리 부대 위용은 대단했다. 대왕은 훗날 양동작전으로 불린 신 전략으로 이 거대 군단을 격파한다. 코끼리 위에 앉아 전투를 지휘하던 인도 왕은 집중 공격을 받아 빈사 상태에 빠졌다. 바닥에 널브러진 왕을 잡으려고 하자 왕을 태웠던 코끼리가 긴 코로 그를 말아 올려 진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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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미국에서 아직 이가 아프다

미국의 국부 조지 워싱턴은 가장 짧은 취임사를 남긴 대통령으로도 기록돼 있다. 그의 2대 대통령 취임 연설은 135자, 2분 분량이었다. 취임사가 이처럼 짧았던 것은 치통 때문이었다. 맞지 않는 틀니 때문에 통증이 심해 길게 말하기 어려웠다. 그 보다 4년 전 초대 대통령 취임 때 워싱턴에게는 이미 이가 하나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나무로 의치를 해 넣었다. 나중에는 코뿔소 상아와 다른 사람들의 이로 만든 틀니를 썼다. 당시는 생니를 뽑아 치과의사에게 파는 것이 돈이 됐다. 지금의 장기 매매처럼 이빨이 거래된 것이다. 워싱턴의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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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국적 변경은 배신?

중국에는 탁구 선수가 3,0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국제 탁구대회의 국가 대항전이 실제로는 ‘중국 대 중국’ 대결로 벌어지는 예가 적지 않다. 파리 올림픽에 중국계 선수가 대표로 나온 나라가 10개국 이상이었다는 말도 있다. 여자탁구 동메달 결정전을 TV로 본 한인들은 의아했을 지 모르겠다. 독일과의 경기라고 들었는데 중계화면에 나온 복식조는 중국 선수들이었다. 한국 대표도 셋 중 두 사람은 중국에서 귀화한 선수였다. 미국 대표로 출전한 UCLA 여학생 두 명도 중국계, 60세 전후의 중국계 선수들이 출전한 유럽과 남미 국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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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방송국 사람들’의 얼굴 팔이

바이든 대통령은 걷는 모습부터 불안불안 해 보인다는 사람들이 있다. 후보 사퇴 압박이 사방에서 쏟아지고 있으니 거취는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재출마는 노욕이라는 의견이 대세인 듯하다.며칠 전 유세 도중 큰 일을 당할 뻔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것과는 별개로 선거가 아무리 인품 경연장이 아니라고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 후보라면 법정에도 뭐 좀 그럴듯한 일로 불러 다녀야지, 이건 완전 파렴치 아니냐고 말하는 이도 있다. 미국정치를 잘 모르는 한인들 사이에서도 “미국도 이렇게 사람이 없나”라는 한탄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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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새로운 '큰 형님 시대'

알파벳 ‘X’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집착은 유별나다. 그가 창업한 첫 벤처기업은 집투(Zip2)였다. 5,000달러가 전부였던 그의 은행 잔고를 단숨에 2,200만달러로 불려 준 업체다. 머스크는 주변의 반대로 이 회사의 이름을 X.com으로 짓지 못한 걸 두고두고 후회했다. 그의 우주 항공업체 이름도 ‘스페이스X’지만, 10명이 넘는 자녀 중 최애 아들의 이름도 ‘X’로 지었다. 튀르키예 대통령을 만날 때 봐줄 사람이 없다며 안고 가 참석자들을 당혹하게 한 바로 그 아이다. 트위터도 인수 후 회사명을 ‘X’로 바꿨다. 1년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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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새만금, 그 뜬금없는 이야기

‘새만금…’이라니 뜬금없다.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이야기인데 해 넘긴 지난 일을 새삼-. 계기는 우연히 TV 한국뉴스에서 본 국무회의 장면이었다. 언뜻 한 장관의 모습이 비쳤다. 그 대회 준비 책임자, 아직 국무회의에 자리가 있구나. 그러고 보니 그 낯 뜨거웠던 부실의 책임을 누가 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는 듯 하다. LA한인들의 체험기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록에 한 조각을 더하기 위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엉망.” LA 1.5세 한인 의사의 새만금 참가 소감은 이 말로 요약된다.어릴 때 한국서 스카우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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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어떤 역이민

얼마 전까지 타운에서 작은 스시 집을 하던 허정호(66) 씨는 이번 연말로 미국 생활을 접었다. 업소를 넘긴 그는 지난 주 한국 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생활 23년을 끝내고 역이민을 결심했던 이유는 그렇게 오래 살았어도 미국이 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여전히 불편한 것투성이였다. 원인은 무엇보다 너무 일만 하고 산 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일에 갇혀 산 것이니 일은 감옥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IMF 금융위기 당시, 다니던 회사가 없어졌다. 대책이 없었다. 미국이 떠올랐다. 2000년 초 LA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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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한 필랜 부부의 사는 법

필랜(Phelan)에는 지난 겨울에 눈이 6번 왔다고 한다. LA 코리아타운에서 동북쪽으로 100마일 정도 떨어진 여기는 과자 봉지가 부풀어 오를 정도로 지대가 높다. 가끔 눈 구경이 가능한 곳이지만 비가 많았던 지난 해는 눈도 잦았다. 레베카 신씨는 눈이 올 때면 페이스북과 인스타 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눈 내리는 광경을 중계했다. 눈이 오면 알려달라고 부탁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를 본 사람들이 레베카씨 부부의 필랜 카페로 차를 돌려 오기도 했다. 공방을 겸한 힐링 공간이라는 이들 부부의 카페 이름은 ‘I think 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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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다시 사할린을 생각하는 까닭

사할린은 겨울이 길고 날씨가 매섭다. 5월인데 한창 겨울이었다. 오리털 파카를 챙겨 오지 않은 것이 후회됐다. 한 겨울에는 영하 40 도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장터에 좌판을 벌여 놓은 고려인 할머니들은 모두 두툼한 스웨터에 털 모자를 쓰고 있었다. 이민 100주년 때던가, 사할린 동포사회를 취재 갔을 때의 기억이다. 러일 전쟁 승리 후 일본은 사할린 남부를 지배했다. 석탄과 광물, 목재 등 천연자연이 풍부한 이 섬은 전쟁 물자 조달에 중요했다. 하지만 일본인은 오지 않으려 했다. 환경이 워낙 척박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식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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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디지털 시대, ‘껍데기는 가라’

내셔널 지오그래픽, 냇 지오(Nat Geo)는 명품 잡지였다. 핸드백으로 치면 샤넬 급이었다고나 할까. 허투루 컨텐츠를 내놓지 않았다. 오랜 탐사를 통해 심해와 우주, 알려지지 않았던 지구와 거기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드러냈다. 일반 독자를 이처럼 자연스럽게 자연과 과학의 세계로 이끌고, 인문학의 세계로까지 인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고품격 사진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위험이 도사린 탐험과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 장인의 솜씨가 발휘됐을 때 많은 사진은 작품이 됐다. 냇 지오 사진 중에는 지금도 아마존 등에서 팔리고 있는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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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유튜브 세상

안상호(LA미주본사 논설위원)“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 안에 사라질 것-.” 한 과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과장이 너무 심하지 않은가? 하지만 이 ‘막말’의 주인공이 아인슈타인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근 20년 전부터 ‘벌들이 침묵하는 봄’을 걱정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400종이 넘는 곤충이 멸종 위기라는 이 때, 벌통을 떠난 꿀벌이 종적을 감추는 일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 원인이 무엇인가? 인류의 식량 중 3분의1은 곤충이 꽃가루를 나르는 수분 활동에 의해 생산된다고 한다. 그 곤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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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재택

안상호 (LA미주본사 논설위원)팬데믹이 남긴 뚜렷한 유산 가운데 하나는 재택 근무의 확산이다. 지난 팬데믹이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까지 불러왔다고 할 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끼친 영향이 개인 생활이나 기업 문화에 그치지 않는다. 도심의 오피스 빌딩과 콘도 값이 떨어지고, 직장인이 단골이던 업소의 매출이 주는 등 재택 확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파장이 작지 않다.생각해 보면 재택은 팬데믹이 가져온 뉴 노멀이 아니다. 출퇴근 시대 전에 재택 시대가 있었다. 미국의 남쪽 땅끝 마을인 플로리다의 키웨스트에는 헤밍웨이의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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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비즈니스 할 자격'

안상호(LA미주본사 논설위원)가끔 한인 업체의 노조 결성과 관련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근로 현장에 갈등이나 긴장이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생각나시는지 모르겠다. 한 때 타운의 젊은 노동 운동가들이 느닷없이 꽹과리를 치고, 구호를 외치며 식당을 급습하던 일이 있었다. 밥 먹던 손님들이 혼비백산했다. 주인과 종업원 간에 분규가 있던 식당이었다. 꽹과리 습격은 실력행사였다.“그렇게 해도 괜찮은 거야?” 꽹과리 당사자에게 물어봤다. 괜찮을 리 있겠는가? 업소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훈방 정도에서 끝난다고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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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김장호 우체국'

안상호(LA미주본사 논설위원) 미국의 우체국은 3만 개가 넘는다. 전 미국에 실핏줄처럼 퍼져 있다. 인구 4,000명을 기준으로 나눠지는 센서스 트랙에 우체국은 있으나 은행이 없는 곳이 75%에 이른다. 시골 우체국에 구좌 개설 등 일부 은행업무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우체국 은행(postal banking)’ 이야기가 지금도 나오는 이유다. 우체국이 없었다면 미국의 신문이 오늘에 이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말도 있다. 인터넷 시대에 감이 오지 않을 지 몰라도, 생각해 보니 신문 발송의 상당 부분을 우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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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두 번째 알츠하이머 신약

안상호(LA 미주본사 논설위원)치매에 약이 있는가? ‘예스’일 수도, ‘노’일 수도 있다. ‘예스’인 것은 치매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이 있기 때문이다. 이 약들은, 그러나 치료제가 아니다. 인지 기능을 높여 주거나, 치매 증상의 일부를 완화해 줄 뿐이다. 걸리면 약이 없는 병, 치매는 아직 그 영역에 속해 있다.치매로 무너진 유명인이 한 둘이 아니다. 치매는 가장 피하고 싶은 병의 하나일 지 모른다. 주변 사람도 황폐해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치매 환자는 600여만 명, 65세이상은 10명 중 한 명 꼴이라고 한다. 그 가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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