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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우주의 별이 오늘 지구별을 본다면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3-27 10:33:16

수필, 박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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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눈 앞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땅금 재기에  전쟁을 일삼는 세상에서 지구 별,우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날까? (칼 세이건, 피타고라스에 던진 질문, 코스모스에서) 

오늘의 지구별에서 매일 일어나는  끔찍한 총기 사건, 전쟁, 살상 지구별이 아프다. 지구별이 이처럼 병든 모습을 바깥 세상의 천체들이 본다면  지구별은 얼마나 초라한 존재일까… 지구별은  하나의 작은 점에 불과한 어쩌면 불쌍해 보이기까지 하는 우주의 작은 먼지에 불과하다. 왜 그대들은 온우주의 주인것 처럼 그렇게도 타락하고 많은 인명을 희생시켜야만 하는가? 1600년 경, 천상의 발견에서 억겁의 세월을 돌아보면 오늘은  옛 세월의 작은 그림자일 뿐이라는  우주 학자들의 이야기다. 은하수가 보석처럼 쏟아지는 밤하늘을 본지도 오래다. 세상이 하… 시끄러워 칼 세이건 ‘코스모스’를  다시 읽어보면서 지구별에도 아직도 희망이 남아 있나… 생각하면 가슴이 아린다. 코스모스의 발견은 불과 100년 동안의 일이며  지구별 외에는 다른 세상이 없다고 확신해 왔다. 우리 인간의 생각과 육체안에 막연한  가능성의 세계가 참 모습을 드러내고, 지구를 발받침 삼아 큰 소리로 웃으며 저 별들에게 우리의 손을 내밀 날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알 날이 올 것입니다.( 미래의 발견자, 네이처1902)

왠지 모르지만 오늘의 지구별이  너무 아프다.  다행히 우주의 어느 별에서 지구별을 바라보며 무수한 별들의 희망이야기라도  듣고 싶다. 난 가끔 혼자서  지구별 어느 낯선 곳으로 길을 떠난다. 내 나이 28세에  만난  남태평양  작은 섬, 파고, 파고 항구로  물새되어 날아간다. 대학 2학년 때, 영문학 강의 시간 단편 ‘레드’라는 ‘섬머 세트 모음’ 소설의 주인공이 사는  아름다운  야자수 우거진 남태평양  팡고, 팡고  항구로 길을 떠난다.  내 생애  한 번이라도 보고 싶던  연옥색  태평양  그 바다에서 5년을 살았다. 그 바다를 내 가슴에 묻어 두고 지금도 가끔 물새되어  날아간다 .

'바다는 / 크나큰  그리움/ 잊은줄 알았는데/ 뚜벅 뚜벅  파도 되어 걸어오네/ 내 영혼에/ 그 한 사람/하늘 빛 잉크 풀어/ 아직 쓰다 남은 /

 내 생애의 편지/ 파도 되어 / 바람이 쓴다./ 찰싹 --  아프게 달려온 파도/ 웃음이었나, 울음이었나--/ 하얗게 부서진  파도는 / 다시 바다가 된다. (시, 바다야. 박경자 1977년 쓴 시) 

아름다운 남태평양 파도가 울부짖는 해역에는 1970년도  조국이 가난했던 보릿고개 시절 원양 어선 선원이 되어 집채같은 파도가 배를 송두리째 삼켜버린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300기가 넘는 망향의 영혼들이 지금도  그 섬에 잠들어 있다.

남태평양의  선원묘지

끼욱 , 끼욱, 

고향 하늘  날으는  물새 한마리

한을 우는 영혼 고향 하늘 나르는데

 

오늘도 그날  처럼 파도는 울고

해풍에 씻긴  이름 하나

낯선 땅 파도에 잠든  넋이여,

 

열아홉 살  보릿고개

가난이 한이 되어  원양어선  선원이 되어

지구의 적도 남태평양의 푸른 파도에 잠든 넋이여!

너를 보낸  조국의  눈물의 이별

가난 때문에 너를 보낸 조국은 너무 잔인해--

 

남태평양  성난 파도는 하늘을 울고

그날 너 하나의 목숨 바다에 묻고 말았다.

오늘도 그날 처럼  바다가 울고

낯선 땅  이역의  하늘에

물새 한마리  고향 하늘 날으네

 

그리움, 못내 파도되어 울고

남태평양 파도 되어 잠든 넋이여 --

오늘은  가난도, 눈물도 없는 

은하수 꽃길에  고이 잠드소서.    

(시 ,박경자 ,선원 묘지. 남태평양에 잠든 선원 묘지  1978년 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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