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발언대] ‘정치 폭력 시대’의 기억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2-01 13:12:04

발언대,김용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김용현(한민족평화연구소장)

 

캘리포니아 내 총기 난사사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년 전에 있었던 정치 폭력 사태도 다시 떠올랐다. 

2021년 1월6일, 미국의 극우 보수 세력이 연방의사당에 난입했던 일은 미국 민주주의 역사상 최대의 불행한 사건이었다. 

정치의 폭력화가 극에 달했던 이 사건은 2년이 지난 지금도 말끔히 단죄되기는커녕 미국 전체가 회복되기 어려울 만큼 둘로 쪼개져버렸다.

민주주의의 막장드라마를 보여준 미국의 정치 폭력사태를 모방해서인가, 지난달 브라질에서 대통령선거에 패배한 보우 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 등에 난입 해 난동을 벌인 폭력사태는 그대로 미국의 판박이였다. 

물질문명이 양산하는 각종 사회 폭력과 함께 정치의 폭력화가 일상화돼가는 모습을 보면서 민주주의에 절망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막스 베버는 ‘폭력은 정치의 연장’이라고 했고 메리엄은 정치의 폭력화는 ‘실정(失政)의 고백’이라고 했다.

 한국 역사에서도 집권세력의 정치역량이 한계에 달했을 때 늘 정치의 폭력화가 극심했다. 과거 자유당 정권이 민심에서는 멀어졌는데 정권은 더 연장하고 싶고- 그래서 꾸며 낸 것이 3.15 부정선거였다.

1960년 들어 서민생활은 어려워지고 부산 공설운동장에서 67명의 압사사건이 일어나는 등 민심이 흉흉했다. 

그러자 자유당 정권은 백주에 깡패를 동원해 대통령에 나가려는 장택상 의원의 등록서류를 탈취했고 선거 당일에는 곳곳에서 사전투표, 공개투표를 자행했다. 

그 결과 이승만은 하와이로 망명했으며 최측근 이기붕 가족은 자결, 내무장관 최인규, 법무장관 홍진기, 치안국장 이강학 등은 모두 혁명재판소의 피고석에 앉는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교훈이다.

나는 4.19 혁명 전후의 한국 정치사를 ‘아, 그날’이라는 스크랩북으로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가 2020년 4.19 혁명 60주년을 맞아 한국의 국립 4.19 민주 묘지에 기증해 지금 그곳 전시관에 전시돼있다. 

다시는 같은 비극을 되풀이 하지말자는 뜻이었으나 박정희, 전두환 시대에도 정치의 폭력화는 계속되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 등 반대편 인사에 가한 폭력은 잔인하기 그지없었지만 자기당내 사람들을 일렬로 줄 세우며 괴롭혔던 만행도 가증스러웠다. 

1971년, 김성곤, 백남억, 김진만 등 측근 중진들이 3선 개헌에 협조하지 않고 오치성 내무장관 해임에 동조했다고 해서 중앙정보부로 연행해 콧수염을 뽑아내는 인간이하의 수모와 고문을 가한 뒤 정계에서 쫓아냈던 일화는 유명하다.

전두환의 폭정은 박정희 시대와 비교해 기만과 위선이 한층 능숙해졌다. 

1980년, 900명이 넘는 언론인을 강제 해직시켜놓고는 자신들이 한일이 아니라고 발뺌하고 있었다. 

이에 해직언론인들 스스로 백방으로 찾아 나선 결과 20년 만에 전두환 군부가 만든 해직언론인 관련 문서를 발견해낸 사례가 있었다. 

잘못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백성은 그것을 반복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인간의 삶에서 폭력이 완전히 사라질 수 없다거나 정치에서 벌어지는 폭력을 불가피한 것으로 치부하면 그것은 오히려 폭력을 조장하는 수단이 된다. 

우리는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끊임없이 찾아내고 기억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응징보다는 계속되는 역사의 퇴행을 막기 위해서다.

[발언대] ‘정치 폭력 시대’의 기억
김용현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A B C D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A B C D

최선호 보험전문인 예전엔 어른이 어린아이를 보고 한글을 깨쳤는가를 물을 때 “가나다를 아냐”고 묻곤 했었다. ‘가나다’가 한글 알파벳의 대표 격이 되는 것이다. 영어에서도 마찬가지

[독자기고] 쉴 만한 물가-Serenity

제임스 한 목사 2024한 해가 간다. 석양이 서쪽 하늘에 드리워 지면서 밝은 빛이 지워져 간다.마지막 노을을 펼치면서 2024를 싣고 과거로 간다. 이별이다. 아쉬움이다. 떠남이

[김용현의 산골 일기]  죽은 나무 살리기
[김용현의 산골 일기] 죽은 나무 살리기

산기슭에 자리한 아파트의 작은 거실이지만 동쪽으로 큰 유리창이 나 있고 그 창으로 햇볕이 쏟아져 들어오면 한 겨울인데도 따뜻한 봄날 같다. 문득 바깥추위가 걱정돼 텃밭에 갔더니 꽃

[내 마음의 시] 그대가 있어서
[내 마음의 시] 그대가 있어서

허 영희(애틀란타 문학회 회원)  그대가 있어서찬바람이 불어도 이제 춥지 않아요.  그대가 있어서떨어지는 낙엽에도 이제 눈물 흘리지 않아요.  그대가 있어서비 오는 아침에도 이제

[법률칼럼] 2025년 1월 영주권 문호

케빈 김 법무사  2025년 1월 영주권 문호가 발표되면서 가족이민과 취업이민 전반에 걸쳐 미세한 진전만이 이루어진 가운데, 이민 희망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번 문

[벌레박사 칼럼] 집안에 나오는 벌레 미리 예방하기

벌레박사 썬박 집안에 벌레가 나오는 곳을 보면 유독 벌레가 많이 나오는 장소들이 있다. 벌레들이 많이 죽어 있는 곳이나, 벌레가 자주 보이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미국에 있는 많은

[신앙칼럼] 외모에 끌리는 시대(An Era Of Attracting To Dishonesty, 사사기Judges 21:25)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각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삿21:25). 이스라엘의 영적 암흑기를 대변하는 강

[행복한 아침] 새해 앞에서

김정자(시인·수필가)       새해 앞에 서게 되면 생각이 많아진다. 송구영신으로 다망한 시간을 보낸 탓으로 돌리면서도 습관처럼 살아온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새해에는 어떠한

[특별 기고] 지미 카터 대통령을 추모하며
[특별 기고] 지미 카터 대통령을 추모하며

장석민 목사 12월 29일(일요일), 미국 제39대 대통령을 역임한 지미 카터 (Jimmy Carter) 전 대통령이 별세하였다.고인이 되신 카터 대통령의 별세에 애도를 표하며,

[화요 칼럼] 새(new) 땅에

한 달 넘게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여행가기 전에 집 안팎을 낙엽 한 잎 없이 깨끗하게 치웠는데 뒤마당은 무화과, 장미, 사과 나뭇잎, 그리고 담장너머 뒷집 구아바(guava) 나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