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홈오너들 “금리 더 오르기 전에…”신청증가
집 내부보험 요구·카드빚 갚아라 등 요건 까다로워
“크레딧카드 밸런스 다 갚아라, 집 내부 보험 들어라…”
변동금리 모기지를 보유한 일부 한인 주택소유들이 보다 안정적인 고정금리로 갈아타기 위해 재융자(refinance) 신청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그러나 재융자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과거보다 다소 까다로워진 융자기관(lender)의 요구사항 때문에 재융자를 얻기가 쉽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만 내는 변동금리 모기지를 보유한 타운홈 소유주 김모(48)씨는 30년 고정금리로 바꾸려고 재융자를 신청한 끝에 4.60% 이자율로 락인하고 지난주 에스크로를 종결했다.
김씨는 “고정금리로 갈아타면서 월 페이먼트를 묶어버린 것까지는 좋았는데 렌더가 지금까지 가입하지도 않은 집 내부보험을 요구해 앞으로 매달 60달러의 보험료를 물게 됐다”며 “또한 4인 가족에 가구 수입이 그다지 높지 않아 렌더가 모든 크레딧카드 밸런스를 0로 만들라고 요구해 친척에게 돈을 빌려 1만달러의 크레딧카드빚을 간신히 갚았다”고 말했다.
감정가 60만달러짜리 콘도를 소유한 박모(45)씨는 “현재 재융자 신청 절차를 밟고 있는데 융자 브로커가 주택소유협회(HOA) 관련 재정서류를 요구하는가 하면 지진에 대비해 거라지에 설치된 워터히터를 두 개의 끈으로 묶어 고정시키고 관련 보험 가입을 요구해 절차가 매우 번거롭다”며 “재융자를 얻기 위한 요구 사항이 이렇게 까다로운 줄 몰랐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주 ‘코메리카 파이낸셜’ 융자 컨설턴트는 “고정 모기지 금리가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에 월 페이먼트를 낮추려는 목적으로 재융자를 신청하는 홈오너는 많이 줄었다”며 “하지만 변동금리 보유자 중 안정적인 고정금리로 바꾸려는 홈오너들은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예를 들면 변동금리 모기지 상품으로 가장 인기 있는 7/1 또는 10/1 상품은 7년 또는 10년간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기간이며 이후부터는 매년 그 해의 변동금리로 이자율이 적용되는 방식이다. 당연히 현재 상황처럼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미래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정금리로 재융자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융자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인 모기지 융자업계에 따르면 재융자를 신청 과정에서 모기지 페이먼트를 포함, 총지출액이 재융자 상품별로 소득의 38~49%를 넘으면 융자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소득이 높지 않은 신청자들은 크레딧카드빚 등 각종 부채를 줄여야 하며, 렌더의 요구에 대비해 여유자금 을 확보해 두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재융자 신청자가 콘도·타운홈 소유주인 경우 렌더 측은 해당 HOA의 재무건전성까지 점검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웰스파고 은행 스티브 양 융자담당 컨설턴트는 “한참 재융자가 활발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자격조건 및 가이드라인이 많이 완화됐지만,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재융자 자격조건이 까다롭다”며 “현 이자율과 예상 거주기간, 재융자 후 페이먼트 납부 능력 등을 검토한 뒤 신중하게 재융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