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지난주는 봄을 시샘하는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느덧 새롭게 다가서는 계절의 풍경은 새싹을 틔우며 봄날의 화신을 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성큼 다가선 애틀랜타의 봄 햇살 가득한 풍경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화창한 봄날 봄의 짙은 내음과 시정이 피어나는 향기로움은 가슴 부풀게 한다.
봄기운 완연한 가운데 물오른 수목은 이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는 순간이다.
새들의 청아한 울음소리는 숲속을 울리고 있다. 봄의 향기 그윽한 아름다운 선율(旋律)이어라!
꽃바람에 실린 멘델스존의 봄 노래(Spring Song)가 감미롭게 흐르고 있다.
봄의 경이로움의 시적 정취를 자아내는 눈부신 선율은 봄날의 풍경화를 떠올리게 한다.
멘델스존의 음악에서 삶의 꽃망울을 터트리는 화사한 선율에 의해 희열에 빠져들게 된다.
모차르트의 수정처럼 맑고 싱그러운 음악 못지않게 고운 음색은 발랄하고 생기가 넘친다.
멘델스존의 해맑은 화성은 모차르트 음악을 닮아 순수한 음악의 진수를 이루고 있다.
모차르트 음악에는 삶의 짙은 페이소스가 깃들어 있지만, 멘델스존의 화려한 음악에는 밝은 색채감이 넘친다.
바그너의 표현처럼 멘델스존의 음악은 소리의 풍경화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그가 화폭에 그려내는 풍경(수채)화도 아마추어의 경지를 넘어선 프로급의 작품으로서 다재다능한 재능을 인정받았다.
멘델스존의 자연 풍경의 색채감이 뛰어난 섬세한 묘사는 영국, 스코틀랜드, 이탈리아 베네치아 여행에서의 생생한 인상을 아름다운 선율로 노래하기에 이른다.
<스코틀랜드> 교향곡. <핑갈의 동굴> 서곡. <무언가: 피아노곡> <피아노 3중주>는 마음을 순화하며 평화롭게 하는 곡이다.
모차르트와는 달리 유복한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삶의 기쁨을 한없이 밝게 노래했다.
멘델스존이 이탈리아 여행에서 얻은 신선한 인상은 빛나는 태양과 푸른 바다와 맑은 날씨, 싱그러운 바람은 유쾌한 감흥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삶의 경이로운 여정에서 생명력 넘치는 교향곡이 탄생하기에 이른다.
멘델스존(Felix Bartholy Mendelssohn: 1809~1847)의 5곡의 교향곡 중 제4번 <이탈리아> 교향곡(A 장조)은 1830~1833년도에 이탈리아를 여행 후 작곡했다.
곡 전체적인 분위기는 약동하는 남국의 밝은 정취와 강렬한 인상을 낭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제1악장: 상쾌한 아침에 활기찬 리듬을 타고 청량한 햇살 같은 분위기의 주제가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제2악장: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오보에의 부드러운 멜로디가 아름답게 노래한다.
제3악장: 템포 루바토가 빠른 왈츠풍의 미뉴에트 악장이다.
제4악장은 살타렐로(이탈리아의 빠른 3박자의 무곡) 격정적인 춤의 향연이다.
이 교향곡의 로맨틱한 선율에 의해 마음에 환희가 살아나며 활기찬 생명력이 용솟음친다.
사랑의 감정의 원천에서 솟구치는 발랄하고 격정적인 곡이 만인으로부터 사랑받는 이유이다.
살아가면서 영혼이 정체(停滯)되며 심신이 지쳐 생각이 흐려지고 감정이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어쩌면 삶의 고립을 자초한 것은 자신의 고답적인 생활 태도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지? 되돌아본다. 삶의 올바른 관점을 지니기 위해 깊이 성찰하게 된다.
삶의 순수한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 인근의 전원을 찾는다.
고즈넉한 숲길을 걸으며 숲의 안온함에서 삶의 긴장을 풀며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
자연이 베풀어 주는 숲의 청량한 숨결에 영혼이 맑게 살아나며 환호한다.
영혼과 마음이 한없이 투명해지는 감격의 순간이다.
영혼과 내면의 조화를 이루는 현란한 리듬의 향연이 숲길을 감돌아 나가며 한껏 고양된다.
멘델스존의 <이탈리아> 교향곡의 제2악장에 흐르는 오보에의 선율은 마치 숲속에 있는 그윽한 느낌을 준다. 오~ 삶의 향기 그윽한 선율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