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 수도 알려진 것보다 적다는 보고서 발표
미국 기독교인 중에서도 복음주의 교인의 믿음이 대체로 ‘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경도 더 많이 읽고 예배도 자주 출석하는 등 신앙 중심적 삶을 사는, 이른바 실천적 교인이 복음주의 교인 중에 많다고 알려져 있다. 복음주의 교인은 복음주의적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투표에도 적극 참여하는 정치권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는 다소 과장된 인식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소개됐다.
애리조나 기독대학 ‘문화연구센터’(The Cultural Research Center)는 지난주 ‘2024년 미국인 세계관 보고서’(American Worldview Inventory 2024)를 최근 발표했는데 보고서에 미국 복음주의 교인의 실상이 잘 담겼다. 올해 미국 성인 약 2,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복음주의 교인 숫자가 미국 성인의 약 10%에 불과한 2,500만 명~3,000만 명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국 ‘복음주의 교인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는 복음주의 교인을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구원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며, 성경을 통해 삶의 가르침을 깨닫는 교인이라고 정의한다. 보고서는 “미국 인구의 약 25%~40%가 복음주의 교인이라는 추산을 내놓은 기존 조사가 많다”라며 “기존 조사들은 대부분 자기 보고 형식으로 이뤄져 복음주의 교인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교인이 많이 포함됐다”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복음주의 교인 수가 훨씬 적고 성경 중심적이지 않으며, 투표 참여율도 낮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복음주의 교인 중 ‘하나님은 전지전능하다’(97%), ‘하나님은 모든 진실의 기초다’(96%), ‘삶의 목적은 온 마음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따르는 것이다’(92%),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했다’(97%)와 같은 복음주의 교단에서 가르치는 신앙관을 수용한 교인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복음주의 교인 중 상당수가 ‘자연적 본능을 따르는 것이 최선의 이익이다’(71%), ‘인간은 동물과 식물을 지배하면 안 되고 조화를 이뤄 살아야 한다’(54%), ‘인간은 선하다’(54%)와 같은 잘못된 신앙관을 보유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특히 복음주의 교인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 성경적 세계관을 보유한 교인은 35%에 불과하고 나머지 복음주의 교인은 ‘기독교 혼합주의’(Syncretism)적 세계관을 받아들였다. 기독교 혼합주의란 기독교 사상이 다른 종교나 사상과 혼합하여 형성된 가치관을 일컫는다. 기독교 신앙이 세속 철학, 토착 신앙, 명상 운동, 세속적 인본주의, 마르크스주의, 동양 신비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등과 결합한 세계관이 혼합주의로 성경은 이 같은 혼합주의를 경계하라고 가르친다.
보고서는 또 일부 복음주의 교인이 올바른 성경적 세계관을 받아들이지 않는 현상을 ‘미국 사회의 타락과 몰락’의 주요 원인으로 경고했다. 보고서는 “복음주의 교인을 자처하며 복음주의 교회로 간주되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교인도 상당수”라며 “복음주의 교회가 아닌 교회에서 복음주의 교인들에게 가르치는 비성경적 또는 비복음주의적 관점이 복음주의 교인의 신학적 신념과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우려했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