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무분별 진압”
경찰 총격으로 숨진 한인 여성 빅토리아 이(25)씨 사망사건(본보 7월30일·8월7일자 보도)과 관련, 한인 단체들이 뉴저지주 검찰과 포트리 타운정부를 상대로 철저한 진상 규명 및 관련자 징계와 사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뉴저지한인회와 뉴저지한인상록회, KCC한인동포회관, 뉴저지 민권센터, 시민참여센터, AWCA 등은 7일 뉴저지한인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진상 확인을 위한 경찰 바디캠 영상 신속한 공개 ▲당시 출동한 포트리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 ▲정신건강 위기에 처해있는 이씨를 병원으로 이송해달라는 가족 요청을 무시한 채 아파트 현관문을 부수고 총을 발포한 경찰에 대한 징계 및 관계 당국의 사과 등을 강력 요구했다.
한인 단체 대표자들은 이 같은 요구가 담긴 성명서를 빠른 시일내에 포트리 타운정부와 경찰서, 뉴저지주 검찰청, 뉴저지 주지사 등에 전달하기로 했다. 관련 정부 당국의 침묵이 이어질 경우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는 범동포 차원의 항의 집회 등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이씨 유가족을 대표해 참석한 조석진 변호사는 “이씨 가족은 비극적 사건의 진상이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지원과 위로를 보내주는 모든 분들과 한인사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17년 조울증 진단을 받았지만, 정신장애 극복을 위해 노력해왔고, 최근 6개월 간은 뉴욕 맨해튼에서 일을 하며 지냈다. 하지만 사망 당일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어머니의 요청으로 이씨의 오빠가 911에 전화해 병원으로 데려가줄 응급차를 요청했다.
이에 911 교환원은 신고한 오빠에게 경찰도 현장으로 출동한다고 알려줬고, 경찰이 온다는 소식을 들은 이씨가 불안증세를 보여 택배 박스 등을 열때 사용하는 작은 크기의 접이식 주머니칼을 손에 쥐었다. 사건 초기 일부 언론 등에서 보도한 이씨가 칼을 휘둘렀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911에 최초 전화하기 전에는 칼을 들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 조 변호사의 설명이다.
더욱이 경찰 도착 직전 이씨는 칼을 바닥에 내려놨고, 이 칼은 아파트 현관문에서 약 7피트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고 조 변호사는 밝혔다. 조 변호사는 “칼을 내려놓은 이씨는 현관문 옆에 있던 5갤런 크기의 생수병을 들었다. 극심한 불안으로 인해 자신을 방어하려는 목적으로 생수병을 들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시말해 피격 당시 이씨는 비무장 상태이자 아무런 위협적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경찰은 딸을 진정시키기 위해 들어오지 말라는 어머니의 외침을 무시하고 계속 현관문을 발로 차서 부쉈고, 문이 열리자마자 이씨에게 총을 쐈다. 결국 이씨 죽음의 근본적 원인은 경찰의 무분별한 총격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