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멍들고 두개골 골절
딸도 함께 숨진채 발견돼
콜로라도 한인사회‘충격’
콜로라도주 덴버 지역에서 40대 한인 여성이 무참히 폭행을 당해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녀의 남편이자 대학교수인 백인 남편이 용의자로 지목된 가운데, 부부의 어린 딸도 사망한 채로 발견돼 충격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덴버 경찰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6시50분께 덴버 다운타운지역 3200블럭 노스 시라큐스 스트릿에서 아내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고, 딸은 숨을 쉬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는 니콜라스 마이클버스트(44)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팔, 머리, 가슴, 쇄골, 엉덩이가 멍든 채 두개골이 골절돼 있는 마이클버스트의 아내 김서린(44)씨를 유아용 침대 곁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얼굴과 양쪽 어깨에도 찰과상이 가득해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김씨의 어린 딸 역시 김씨 곁에서 유아용 침대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김씨의 딸은 눈에 띄는 신체적 부상은 없었다. 김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이 끝나는 대로 밝혀질 예정이다.
경찰은 김씨가 낙상을 했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흔적과 마이클버스트의 목과 가슴에 긁힌 자국, 손가락 관절이 부어 있는 것을 바탕으로 긴급 체포영장을 요청하고 그를 1급 살인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마이클버스트는 경찰에 신고하기 전 범죄 현장을 치우고 정리하려고 한 정황이 발견됐다. 한편 이들 부부의 첫째 아이도 생후 3개월 때 역시 사망한 사실도 드러났다.
덴버 지역 현지 언론과 주변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겉으로 보기에는 전형적인 엘리트 부부였다. 마이클버스트는 덴버 인근 리지스 대학에서 영문학 부교수로 10년 동안 재직 중이었다. 비즈니스 소셜네트웍 등을 확인한 결과 사망한 김서린씨는 라스베가스 네바다 주립대와 오스틴 텍사스 주립대를 졸업하고 2016년부터 연방 법무부 소속 포렌식 어카운턴트로 재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끔찍한 한인 여성 피살 소식에 현지 한인사회도 충격에 휩싸여 있다. 덴버 한인회의 조석산 수석부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한인 여성이 그것도 남편에게 폭행당해 사망했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피해자 가족들을 수소문해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