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민주당 ‘액트블루’ 모금 현황 보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물러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민주당에 5,000만 달러가에 달하는 후원금이 쇄도했다. 21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온라인 모금 플랫폼 ‘액트블루(ActBlue)’의 모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날 하루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발표하자 약 5,000만 달러에 달하는 후원금이 모였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뿐 아니라 민주당 소속 여러 상·하원 의원, 민주당 성향의 비영리단체에 들어온 기부금을 합산한 결과로, 2020년 대선 이후 민주당에 들어온 하루 치 기부금으로 역대 최대 액수다. 액트블루가 2004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세 번째로 가장 많은 기부금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민주당에 모인 기부금은 시간당 평균 20만 달러에 그쳤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발표하자 1시간 만에 1,150만 달러로 급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고 그 뒤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어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말라가던 ‘돈줄’인 기부금이 물밀듯 다시 들어오는 모양새라고 NBC 방송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 결정을 내리고 해리스 부통령을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지한 지 몇시간 만에 민주당의 크고 작은 기부자들이 주머니를 열기 시작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많은 기부금이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NBC는 전했다. ‘바이든 빅토리 펀드’(Biden Victory Fund·BVF)의 재정 담당 크리스 코르그는 “수문이 열릴 것”이라면서 “그동안 기부를 보류했던 사람들도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에 감동한 사람들로부터 하루 종일 전화를 받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울기도 했다면서 “주요 기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해리스) 지지를 매우 환영하고 있다. 기부의 물결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대선후보 TV 토론회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에 따른 인지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기부금 모금액이 급감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의 민주당 고액 기부자인 조 코체트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발표 이후 기부자들의 정서가 변했다며 “이제 주머니를 파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고액 기부자인 기업가 기드언 스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기부를 중단했지만 이날 “우리는 분명히 자금 지원을 재개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의 디지털 전략가인 케네스 페닝턴은 엑스(X·옛 트위터)에 “민주당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모금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고 적었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민주당의 온라인 후원 계층이 (바이든 사퇴로 인한) 대개혁에 열광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NYT는 이같은 기부금 급증은 민주당이 지난 한 달간 정치적 내분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경쟁에서 지지부진했던 상황을 회복하고자 하는 가운데 이뤄져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봤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프는 이날 캠프 명칭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로 이름을 변경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캠프에 모인 기부금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측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기부금을 승계하는 것에 법적 문제를 거론하며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NYT는 진단했다. 기존에 받은 후원금 중 프라이머리(예비 선거) 계좌에 있는 돈은 민주당 전국위원회나 정치자금 모금 조직인 ‘수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으로 이체할 수 있지만 본 선거 계좌로 들어온 후원금은 기부자에게 반환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방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에서 후보자가 아닌 이에게 모인 모든 후원금은 반환돼야 한다. 이때 3300달러(약 458만 원)를 초과하는 개인 기부금은 환불해야 한다. 다만 해당 조항은 통상 후보자가 당내 경선을 통과하지 못한 경우에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