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이어 연출한 영화
“역대 자연재해 영화 최고”
한인 유니스 이 의상 맡아
영화 ‘미나리’로 주목받은 한인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토네이도를 소재로 한 신작 ‘트위스터스’(Twisters)가 북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일 영화 흥행수입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전날 북미 4,151개 상영관에서 개봉한 정 감독의 블록버스터 영화 ‘트위스터스’는 하루 동안 3,220만 달러의 티켓 수입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비슷한 시기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첫날 3,300만 달러)에 맞먹는 기록이다.
영화 전문매체 할리웃 리포터와 데드라인은 이 영화의 첫날 기록과 현재 예매 추세를 토대로 집계한 이번 주말 사흘간 수입이 7,460만∼7,5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특히 할리웃 리포터는 이 영화가 할리웃의 역대 자연재해(natural disaster)를 소재로 한 영화 중 개봉 첫주 최고 수입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않은 금액 기준으로 이전까지 최고 수입을 기록한 영화는 2004년 개봉한 ‘투모로우’(첫주 6,874만 달러)였다.
이 매체는 ‘트위스터스’의 이런 흥행 성적이 할리웃에서 떠오르는 스타 글렌 파월의 지위를 확고히 해줬으며, 독립영화 ‘미나리’로 찬사를 받은 정 감독에게도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짚었다. 또 이 영화가 여성과 남성에게 고르게 호평받고 있으며, 젊은 층과 노년층에 공통적으로 어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라고 전했다. 이 영화는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극장 관람객 대상 출구조사에서 ‘A-’를 받았으며, 영화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관객들이 매긴 신선도 지수도 이날 기준 92%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 영화는 1996년 개봉해 세계적으로 흥행한 재난영화 ‘트위스터’의 속편으로, 폭풍 추격자들이 오클라호마 평원에서 강력한 토네이도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파월과 데이지 에드거 존스 등이 주연을 맡았다.
데드라인은 대선을 앞두고 미국 사회가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 영화가 전혀 정치적이지 않다는 점이 보수색이 강한 지역에서 오히려 주목받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트위스터스’는 정치적이지 않다”며 “2시간2분의 러닝타임 동안 기후변화와 토네이도의 다발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감독은 최근 CNN과 인터뷰에서 이 영화에 기후변화에 대한 언급이 빠져있다는 지적에 대해 “나는 이 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앞에 내세운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정 감독은 2020년 연출해 개봉한 ‘미나리’가 이듬해 아카데미상 감독상과 각본상, 여우조연상(윤여정) 등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할리웃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한편 트위스터스의 의상 디자인을 LA 출신 유니스 제라 이씨가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씨는 뉴욕 소재 유명 디자인스쿨인 파슨스에서 디자인 및 매니지먼트로 경영학 학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후 런던예술대학 소속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에서 패션 저널리즘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학업을 마친 이씨는 원더랜드 매거진에서 온라인 에디터로 활약하는 한편 영화배우 알렉스 화이트와 카밀라 닉커슨의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 에코 스릴러 영화 ‘하우 투 블로우업 어 파이프라인’(2022)과 섹스 코미디 영화 ‘바텀스’(2023)에서 의상 디자인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