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인재’ 인도계 이민 급증
미국 대선 국면에서 인도계 미국인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주목받고 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의 부인 우샤 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로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등 정치권에서 인도계 인사들의 존재감이 부각되는 가운데, 정치 세력으로 성장한 인도계 공동체에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인도계 미국인은 현재 아시아계 미국인 중 가장 많고 정치적으로도 가장 활동적인 그룹”이라며 이들이 하나의 정치 세력이 됐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발표된 센서스 보고서에 따르면 출신 국가를 한 곳으로 특정했을 때 아시아계 중 인도 출신이 중국계를 제치고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 기준, 인도 출신 미국인은 440만 명에 육박했다.
인도인들의 미국 이주는 1965년 아시아·아프리카인 등에 대한 이민 제한을 철폐한 새 이민법이 시행되면서 늘어났다. 특히 최근 20여년간 인도계 이민자 수는 급증했다. 이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기술 인력에 대한 미국 IT 기업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인도의 고학력 IT 인력 등이 미국에 정착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인도계 미국인 중 약 60%가 2000년 이후 미국으로 온 것으로 집계된다.
미국 내 아시아인 중 인도계는 평균적으로 가장 부유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그룹으로 평가된다. 또한 정치 참여 지표 등에서도 인도계 미국인들은 아시아 그룹 중 최상위권을 차지한다고 NYT는 전했다. 아시아 연구단체 ‘AAPI 데이터’를 설립한 카르틱 라마크리슈난은 “인도계 미국인들은 미국 정치권에서 성장하는 세력”이라고 평가했다.
우샤 밴스와 해리스 부통령 외에도 공화당 대선 후보에 도전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도 인도계다. 연방 의회에도 5명의 인도계 의원들이 포진해 있으며, 각 주 의회에서 활동하는 인도계 정치인 수도 약 40명에 이른다.
인도계 미국인들은 대체로 민주당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2008년 이래, 미 대선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인도계 미국인들은 민주당의 확실한 지지층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최근 인도계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하는 추세다.
공화당 역시 기독교 외 다른 종교에 대한 개방적인 메시지를 발신하며 인도계 유권자에 구애해왔다. 특히 우샤 밴스는 지난 달 언론 인터뷰에서 자녀 양육에서 힌두교 신앙이 중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말했고,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도 유세 과정에서 자신의 힌두교 신앙에 관해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