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MS·애플·알파벳
지난해부터 뉴욕증시에서 맹활약해온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중에 셋은 쓰러지고 이제 넷만 남았다. 남은 기업은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과 알파벳이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이달 뉴욕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들 4개 종목만이 시장보다 나은 상승세를 보였다고 30일 보도했다. 4개 종목 상승분은 S&P 500 지수의 나머지 종목 주가 상승분보다 컸다. 특히 상승분의 절반이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에서 나왔다. 소형주들은 한때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이전처럼 다시 수그러들었다.
올해 들어 미국 증시의 주요 이슈는 AI와 고금리였다. WSJ은 오픈AI가 2022년 말 챗GPT를 전 세계에 공개한 이후 AI가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고 모두가 첨단 반도체를 사려고 달려들면서 엔비디아가 가장 큰 승자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엔비디아 주가를 위협할 수 있는 요인도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첫 번째는 AI가 너무 과대 평가돼 있어 앞으로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점이다. AI의 대규모 언어 모델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서비스 챗봇이 등장하면 고객은 반가워하지 않는다. 챗봇을 피해 실제 인간과 대화하는 방법을 알아내도록 하기 위해 배치된 것으로 느껴질 정도다. 프로그래머들에게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외부인들에게는 감동을 주지 못한다. AI의 도움은 12살짜리 수준이다.
둘째로, 경쟁으로 인해 엔비디아가 독점하는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
엔비디아는 현재 첨단 그래픽 처리 장치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알파벳이나 메타 플랫폼 등 자금을 쏟아붓는 경쟁사와 수많은 스타트업, 그리고 인텔 등 전통적 반도체 업체들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경쟁사 제품 성능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엔비디아가 반도체값을 원하는 만큼 받기는 힘들 수도 있다. 엔비디아에서 주문받아 실제 반도체를 생산해주는 대만의 TSMC가 더 많은 몫을 주장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승자독식 논리가 먹히지 않게 될 때도 문제다. 현재 AI 모델 설계자들은 크고 많은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많이 사용하면 데이터도 많이 수집돼 모델이 더 좋아지고 이는 다시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 주장이 맞더라도 패자로 판명된 모델이 모두 낙오하게 되면 향후 엔비디아의 반도체 판매에는 위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