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신호탄”
제조업 생산도 0.3%↓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 둔화로 경제를 둘러싼 우려가 일부 줄어들었지만, 고금리 장기화 속에 경기 둔화를 의미하는 지표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연방 상무부 인구조사국은 주택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독주택 착공이 4월에 연간 103만1,000건(계절조정 기준)을 기록, 전월 대비 0.4%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단독주택 착공은 2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최근의 높은 모기지(주택 담보 대출) 금리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주택건설 심리지수가 하락한 만큼 몇 달 내에 착공 건수가 반등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달 단독주택 건설 허가 건수는 전월 대비 0.8% 줄어든 97만6천 건으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적었다.
4월 단독주택을 포함한 전체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5.7%(계절조정 기준) 증가한 136만채를 기록, 시장 전망을 밑돌았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는 4월 제조업 생산이 전월 대비 0.3% 감소해 0.1% 상승했을 것이라던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고 16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5% 하락했다.
경제에서 10.4%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부문 부진에는 자동차 생산 감소 등이 영향을 끼쳤다. 자동차 및 관련 부품 생산은 전월 대비 2.0% 하락했고, 내구재 생산은 0.5% 줄었다.
코메리카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금리가 제조업·건설 등 자본 집약적인 부분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2%를 밑돌 것”이라고 봤다.
앞서 1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1.6%로 시장 예상치(2.4%)에 못 미친 것은 물론 2년 만에 가장 낮게 나왔고, 최근 발표된 4월 소매 판매는 전월과 같은 수준에 그쳐 시장 전망(+0.4%)을 하회했다.
이뿐만 아니라 연방 노동부는 5월 5일∼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2,000건(계절조정 기준)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전주 대비 1만건 적지만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22만1,000건)를 넘어선 것이다. 2주 이상 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4월 28일∼5월 4일 주간 179만4,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1만3,000건 늘었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의 증가는 그동안 과열 양상을 지속해온 노동시장이 식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4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9% 올랐다. 이는 시장 예상치(0.3%)를 크게 웃도는 것이며 2022년 3월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이에 따라 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등과 관련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