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곳 경선 치렀는데 트럼프를 대선 상대로 ‘공개’ 지목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리턴매치’ 준비 태세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바이든 대선 캠프 대언론 책임자인 마이클 타일러는 24일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전략과 관련, 미국인들에게 바이든-트럼프 사이에서 ‘분명한 선택’을 촉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전국에 걸쳐 격전지에서 역량 투입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재선 캠프 2인자인 쿠엔틴 풀크스는 “트럼프는 자신을 이긴 유일한 정치인(바이든)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또 CBS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오랜 연설문 작성자인 마이크 도닐런과 2020년 대선 선거운동에서 중책을 맡았던 제니퍼 오말리 딜런 등 백악관 핵심 참모 2명을 선거운동 캠프로 파견키로 했다.
도닐런은 캠프 총괄 책임자인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의 지휘하에 메시지와 대언론 업무를, 딜런은 대선 승리를 위한 조직 및 전략 업무를 각각 맡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공화당 경선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2곳에서만 치러졌고, 두 경선에 배정된 대의원 수는 62명으로 전체(2,429명)의 3%에도 못 미치지만 2연승한 트럼프 후보의 기세와 그의 전국 지지율을 감안할 때 승부는 이미 났다는 것이 바이든 진영의 판단인 듯 보인다.
그런 판단하에, 바이든 대통령 측은 공화당내 경쟁자(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를 떨쳐내지 못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한발 앞서 양자 대결 태세에 들어간 양상이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는 것이 이제 분명하다”고 평가한 뒤 “이보다 더 큰 위험은 없다는 것이 나의 메시지”라며 사실상의 ‘선전 포고’를 했다.
향후 선거 운동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미국 민주주의가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주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극성 지지자들의 2021년 의회 난입 사태(1·6 사태) 3주년 등 계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정점에 있는 미국 지도자로서 부적합하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전개했다.
이는 자신에 대한 지난 대선 당시의 열정적 지지가 식어버린 많은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반트럼프 민심을 결집해 투표장으로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책면에서 바이든 진영은 ‘바이드노믹스’(바이든의 경제정책) 성과를 홍보하는 동시에 지난해 일부 주별 선거를 통해 민주당 득표 전략으로서의 유효성이 입증된 ‘낙태 자유 지지’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은 뉴햄프셔 경선일인 23일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낙태권 보호 행사에 참석해 낙태 찬반을 둘러싼 민주-공화당의 도식적 대치 구도를 부각하는 등 최근 낙태 권리 문제를 자주 거론하며 여성 표심을 붙들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