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업무복귀 고대”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 와중에 로이드 오스틴(사진·로이터) 국방장관이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조차 입원 사실을 보고하지 않아 파문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재대결을 벌일 것으로 유력시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무 유기를 이유로 오스틴 장관의 경질을 주장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이를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스틴 장관이 가능한 한 일찍 업무에 복귀하길 고대한다고 미국 백악관은 8일 밝혔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이동하는 비행기 내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최우선 초점은 그의 건강과 회복”이라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오스틴 장관은 이미 권한 행사를 재개했다”면서 “그는 정상적으로 하던 모든 업무를 병원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도 사퇴 의사가 없다고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이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오스틴 장관의 치료 경과는 좋은 상태지만 퇴원 날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커비 조정관은 오스틴 장관의 입원 보고 누락으로 촉발된 투명성 논란과 관련, “우리는 과정과 절차를 살펴보고 있으며, 변화가 필요할 경우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료가 입원할 경우, 그것이 지휘 계통에 통보되는 것에 대한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스틴 장관의 건강 상태를 묻는 말에 “개인적 건강 상태에 대해 내가 구체적으로 들어가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그는 성명을 통해 잘 회복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만 소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대통령은 오스틴 장관에 완전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오스틴 장관은 지난 1일 수술 합병증으로 입원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달 22일 수술을 받았는데 1일 통증이 발생하면서 월터 리드 군 의료센터로 이송됐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는 당시 의식은 있었지만, 상당히 고통스러워했다”고 전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문제는 오스틴 장관이 이 같은 사실을 대중은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나 유사시 자신의 직무대행자인 국무부 부장관 등에도 사흘간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그럼에도 백악관이 오스틴 장관의 ‘깜깜이 입원’ 논란을 서둘러 진화하려는 것은 이번 일이 자칫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에 타격을 줘 재선 도전에 불리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공화당 등에서는 이번 사태를 문제 삼아 오스틴 장관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부적절한 업무 행위와 직무 유기로 즉각 경질돼야 한다”면서 “그는 일주일간 실종상태였으며 그의 상관인 부패한 조 바이든을 포함해서 누구도 그가 어디 있었는지 몰랐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