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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지 않은 ‘하지정맥류’도 있어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4-01-04 09:29:51

하지정맥류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박상우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팔다리혈관센터장)

 

다리 정맥에는 판막이 60여 개가 있다. 판막(valve)은 다리로 내려온 혈액이 역류하지 않고 심장으로 다시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다리 정맥에 있는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 혈액 역류를 막지 못해 피가 다리에 몰려 혈관이 팽창하면서 혈액순환에 문제가 발생한다. 정확한 질환명은 ‘만성 정맥 질환(만성 정맥부전)’이지만 ‘하지정맥류(下肢靜脈瘤·varicose vein)’로 통한다.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면 다리 정맥이 지렁이가 기어가듯이 울퉁불퉁 불거지고 다리가 아프고 붓거나 쥐가 나며 쉽게 피로해진다.

‘하지정맥류 치료 전문가’인 박상우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팔다리혈관센터장)를 만났다. 20여 년간 이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해 온 박 교수는 “만성 정맥 질환은 하지정맥류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다리에 정맥류가 나타나지 않는 하지정맥류도 적지 않다”고 했다.

 

-하지정맥류는 널리 알려진 질병인데.

질환이 너무 유명해져서 남녀노소 가운데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도 단순히 상대방의 맨다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하지정맥류라고 판정할 정도다.

그런데 하지정맥류라는 병명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예컨대 어느 환자가 다리가 붓고 밤에 쥐가 잘 나는 증상으로 병원에 방문했다고 가정해보자. 환자는 여러 가지 검사를 받게 되는데 아마도 혈관 초음파검사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 이때 혈관 초음파검사에서 다리에서 표재(表在)정맥으로 가야 하는 혈액이 역류한다면 거의 모든 의사는 하지정맥류로 진단할 것이다. 그런데 ‘저는 종아리나 허벅지에 튀어나온 핏줄이 없는데 하지정맥류라고요’라고 반문하는 환자가 종종 있다.

다리에서 지름 3~4㎜ 이상 혈관이 돌출된 것을 하지정맥류라고 말하는데 이 같은 정맥류가 보이지 않는데 하지정맥류라니 환자가 의아해할 수밖에 없다. 이런 혼란을 초래하게 된 이유는 하지정맥류가 질환명이 아니라 어떤 질환에 의해서 나타나는 임상 증상이기 때문이다.

실제 대복재(大伏在)정맥 등 표재정맥으로 혈액이 역류하는 질환의 정확한 병명은 ‘만성 정맥 질환(혹은 만성 정맥부전)’이라고 한다. 만성 정맥 질환의 다양한 증상 가운데 하나가 하지정맥류다.

 

-실제로 하지정맥류가 나타나지 않는 하지정맥류 환자가 많은가.

2023년 상반기(1~6월)에 건국대병원 팔다리혈관센터에서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아 치료한 환자 가운데 12.4%가 하지정맥류가 나타나지 않은 하지정맥류였다. 이들에게는 다리에 돌출된 정맥이 없었고 증상은 매우 비특이적인 다리 통증과 쥐가 나는 것 등이었다.

‘하지정맥류 없는 하지정맥류’ 환자들은 우리 병원에 오기 전에 정형외과·신경외과 등 다른 진료과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애초 혈관 문제일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고 관절염이나 척추 질환으로 발생한 신경통이나 근육통 등으로 여겨 치료를 받고 있었다. 당연히 하지정맥류 치료를 받은 뒤 증상이 호전됐고, 그제서야 오랫동안 불필요한 치료를 받은 걸 환자들은 후회했다. 이처럼 다리에 모호한 통증이 생기거나, 저녁 때만 되면 다리가 붓고 터질 것 같은 증상이 생기거나, 쥐가 잘나고 다리를 뻗기만 해도 쥐가 나거나 잠자다가 쥐가 나서 깬다면 ‘하지정맥류 없는 하지정맥류’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혈관 초음파검사로 정맥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다.

 

-하지정맥류 예방·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는 원칙적으로 역류가 생긴 혈관을 제거하는 것이다. 제거법으로 수술적 제거술, 열치료술(고주파, 레이저 활용), 비열 치료술(특수 의료용 접착제, 경화제를 사용하는 기계화학폐쇄술) 등이 있다. 모든 치료법이 비교적 간단하고 회복도 빨라 일상생활에 곧바로 복귀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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