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명당 5.44→5.6명으로 3% 증가
"임산부 코로나·마약남용 등 영향도"
미국의 영아 사망률이 20년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영아 1천 명 당 5.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영아 1천 명 당 5.44명이 사망한 2021년보다 3% 증가한 것으로,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다.
인종별로는 흑인이 영아 1천 명 당 10.86명이 사망해 가장 많았고, 미국 원주민도 영아 1천 명 중 9.06이 사망해 사망률이 높았다.
이에 비해 백인은 영아 1천 명 당 4.52명, 아시아계는 영아 1천 명 당 3.5명이 사망했다.
아시아계를 제외하고 나머지 인종들은 모두 지난해 영아 사망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60년대 미국의 영아 사망은 1천 명 당 26명에 달했지만 꾸준히 하락했다. 미국의 영아 사망 통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승세가 확인된 것은 지난 2002년이 마지막이었다.
전문가들은 꾸준하게 하락했던 영아 사망률이 상승 전환한 것은 미국 공중 보건의 위기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아르주만드 시디키 토론토대 교수는 "사회가 그 구성원들을 얼마나 잘 보호하느냐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은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며 "의료기술과 함께 자원이 풍부한 미국 같은 나라에서 영아가 사망한다는 것은 지극히 드물어야 정상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CDC에 따르면 영아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는 출산 과정에서의 감염으로 인한 신생아 패혈증이 지목된다.
이와 함께 임산부의 건강 상태도 영아의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영아 사망률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만,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남용이 사회 전반으로 퍼진 것도 임산부의 건강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