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로 최저치 근접, 외교정책도 31%만 지지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재임 이후 최저치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1년가량 앞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비상이 걸린 셈이다.
18일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CNBC 방송이 이달 11~15일 미국의 성인 1,001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전반적인 직무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37%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7월 조사 때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36%보다 1%포인트 높은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2022년 11월 41%에서 올해 4월 39%로 떨어지고 7월에는 그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32%로 지난 7월 조사 때보다 5%포인트 떨어지며 바이든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2번째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2022년 7월 조사 때 30%로 제일 낮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과 대외 인도주의적 원조에도 불구하고 외교정책에서도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고 더힐은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현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각각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응답자의 31%만이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지지했으며 60%는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조사 이후에 이뤄진 바이든 대통령의 18일 이스라엘 방문이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지지율에 추가적인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직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가 일어나 미국과 요르단 등 중동 지역 주요국의 정상들이 만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확전 방지 등을 논의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이같은 지지율 하락은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지만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2020년 대선 때 어떤 후보를 지지했느냐는 질문에 45%는 바이든 후보를, 43%는 트럼프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뤄진 이번 설문조사의 오차 범위는 ±3.1%포인트다.
한편 내년 대선의 승패를 결정하는 경합주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오차범위 이상으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전략으로 자신의 경제정책 ‘바이드노믹스’를 밀고 있으나 경합 주 유권자들은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과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7개 경합주 유권자 5,023명을 대상으로 5~10일 진행, 18일 공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1%포인트)에 따르면 양자 가상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로, 43%를 받은 바이든 대통령을 4%포인트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녹색당, 무소속 등을 포함한 다자 대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보다 4%포인트 앞선 지지를 받았다.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7개 주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는 곳은 네바다 한 곳이었다. 미시간은 비슷한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다른 5개 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겼다.
전체 응답자 중 무당층(1,32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가상 대결 시 8%포인트, 다자 가상대결 시 10%포인트 각각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지지율 열세는 바이드노믹스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 부족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바이든표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35%)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49%)에 크게 못 미쳤다. 전체 응답자의 49%는 바이드노믹스가 경제에 나쁘다고 답했으며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은 26%에 그쳤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응답자 가운데 14%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2020년 지지자 중 9%만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상원 외교위원장 출신인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 정책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미·중 관계 이슈에서는 11%포인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7%포인트 각각 앞서는 지지를 받았다. 이번 조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7일)되기 전에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