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비 자격충족 이홍기 회장뿐
선관위의 현실 무시한 규정 무리수
제36대 애틀랜타 한인회장 선거가 복수의 출마 예상자들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관위가 마련한 시행세칙 때문에 경선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출마를 밝히고 입후보 등록서류를 수령한 이는 재선에 도전하는 이홍기 현 한인회장과 지난달 31일 출마를 선언한 김형률 전 민주평통 애틀랜타협의회 회장이다. 그리고 아직 등록서류를 수령하지는 않았지만 이미셸 한인회 수석부회장의 출마도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제36대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재승)가 마련한 선거관리 시행세칙에서 입후보자 4년 연속 한인회비 납부 규정으로 인해 입후보 예상자들의 자격에 문제가 되고 있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한인회비를 납부한 이는 이홍기 현 한인회장뿐이기 때문이다. 김형률 후보는 2020년 한인회비 납부기록은 있으나 2021년과 2022년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셸 수석부회장도 2020년 기록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인회비 납부 여부는 한인회장 입후보 자격을 규정한 한인회의 헌법이라고 여겨지는 한인회칙에 없는 규정이다. 역대 선거에서도 한인회비 납부규정이 시행세칙에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35대 회장 선거부터이다. 당시 3년 연속 한인회비 납부 규정을 제시했으나 이번에는 4년 연속으로 강화됐다. 그러나 선관위의 이번 규정 강화는 무리수라는 지적이 일고 있으며,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규정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재승 선관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미 공고가 나갔기 때문에 규정을 고칠 생각이 없다”며 “선거공고를 보고 입후보 예정자들이 서류를 수령해갔기 때문에 규정에 맞게 등록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4년 연속 한인회비 납부규정은 선관위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인회에서 영구제명된 김윤철 전 회장 재임 시인 2020년과 2021년 한인회비 납부규정을 확대 적용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김윤철 회장 재임 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임 자체가 거의 없었으며, 설령 한인회비를 누가 납부했다 하더라도 기록이 제대로 됐는지도 불투명하다.
실제로 제34대 한인회장 선거 시 한인회비 납부 기록을 보면 구체적 이름이 명시돼 있지 않고 “김 아무개 외 3인” 등으로 표시돼 있는 경우도 허다했다. 교회를 방문해 한인회비를 거둘 때 가장이 자기 식구들 수대로 납부할 때 그렇게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11년 선거에서 적용하지 않았던 유권자 등록과 선거인 명부 작성도 동포들의 자유로운 주권행사를 저해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번 한인회장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하려면 오는 10월 20일까지 유권자 등록을 이메일, 팩스, 우편, 혹은 한인회 직접 방문을 통해 마쳐야 한다.
15만 애틀랜타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장을 선출하는 선거는 한인사회의 미래를 논하고 발전을 도모하는 축제의 한마당이 돼야 한다. 한인회장 선관위가 한인사회 불화를 조장하는 기구가 되기 보다는 통합과 화합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 시행세칙 보완을 마련하길 대다수 한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