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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둔화됐다는데… 물가는 왜 안 떨어지지?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3-08-28 10:11:52

인플레이션 둔화,물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됐다. 덕분에 미국 가구와 사업체들이 식료품, 자동차, 항공료, 사무용 기기 등 모든 부문의 비용 상승 압박에서 다소나마 벗어나게 됐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하락이 소비자 가격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물가가 지나치게 급등하는 것을 막는 것이 우선 해결과제다. 물가가 최근 몇 년간 보인 가파른 상승세를 멈추더라도 우유 등 식료품과 신규 주택 가격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낮아지기는 힘들 전망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식료품,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 힘들어

주택 재고 부족 해결되기까지 임대료 안 떨어져

신차 가격 급등에 중고차 인기 끌며 44%나 상승

항공료, 수요와 유가에 급락과 급등 사이클 반복

 

2021년 자택 대기령이 내려진 기간 생활용품에 대한 수요가 폭등했지만 공급망이 막히면서 소비자 물가는 치솟기 시작했다. 작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에너지 시장 혼란으로 이어지면서 개스와 유틸리티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 

가장 최근에는 주택 재고 부족 현상으로 인해 임대료가 폭등하면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주도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기 부양책에 따른 혜택과 임금 상승 등으로 미국인들의 재정 상태가 팬데믹 이전보다 나아진 점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팬데믹 발 인플레이션을 거치며 큰 폭의 가격 변동을 보여 온 6가지 품목이다. 

■중고차

팬데믹 발 수급불균형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신호가 가장 처음 나타났다. 사람들은 항공편, 대중교통, 카풀 사용을 줄이고 확보가능한 차량을 모두 싹쓸이하듯 구매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당시 한정된 차량 재고로는 폭발하는 중고차 수요를 맞추기에 역부족이었다. 결국 중고차 시장은 렌터카 업계로부터 매물을 공급받기 시작했고 렌터카 업체 보유 차량은 중고차 시장에 불티나게 팔렸다. 게다가 마이크로칩과 차량 교체 부품 부족사태까지 발생해 중고차 공급망은 꽉 막히고 말았다.  

2021년 중반까지 중고차 가격은 인플레이션 수치에 포함되는 다른 여러 항목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올랐다. 그러나 마이크로칩 부족 사태가 해결되고 자동차 구매 수요가 감소하면서 중고차 가격 상승세는 결국 둔화세로 돌아섰다. 실제로 중고차 가격은 현재 대부분 다른 품목과 달리 하락 중이다. 중고차 가격은 6월 전달 대비 0.5% 하락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5.2% 떨어졌다. 하지만 2020년 초와 비교할 때 여전히 44% 높은 수준이다.

  

■주택 임대료 

팬데믹으로 인해 주거 선호 지역에 대한 개념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이로 인해 탬파, 피닉스, 오스틴 등 전국 각지에서 주택 임대 수요가 폭등해 임대료가 치솟는 계기가 됐다. 여전히 구입 가능한 가격대의 주택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으로 수백만채에 달하는 주택이 추가 공급되어야 주택 부족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임대료를 포함한 주거비는 인플레이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항목이다. 최근 임대료가 팬데믹 최고치에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는 기대되지 않는다. 6월 임대료는 전달 대비 여전히 0.5% 높은 수준이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무려 8.3%나 치솟은 상태다.

■개솔린

개솔린 가격은 주유소 가격 표지판을 시시각각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직접 체감하는 항목이다. 개솔린 가격은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떠나는 여름철에 오르는 경향을 보이는데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에너지, 디젤, 기타 유틸리티 비용 폭등 현상이 나타났다. 

작년 여름 개솔린 1갤런당 평균 가격이 5달러를 돌파하자 급기야 정부가 비상 비축유를 방출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현재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소비자 유류비 지출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6월 개솔린 가격은 전달보다 약 1% 상승했지만 2022년 6월 대비로는 여전히 26.5%나 높다.

  

■항공료

팬데믹 초기 항공기 여행이 급감하면서 항공권 가격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그러다가 항공업계가 조종사, 승무원, 지상 근무 직원 충원에 어려움을 겪었던 2021년 중반 코로나 백신이 보급되고 이를 계기로 보복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인력이 부족한 항공업계가 갑자기 늘어난 항공 여행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자 항공권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 

여기에 작년 여름 에너지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항공권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이후 수요가 줄고 유가가 급락하자 항공권 가격도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6월 항공권 가격은 전달 대비 8.1% 하락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약 19% 떨어졌다. 

■시리얼 및 베이커리 제품

식료품 가격 급등의 주원인은 크게 공급망 혼란과 인력난 두 가지다. 이 두 가지 원인으로 인해 식료품점 선반에서 가장 기본적인 식료품을 한동안 찾기 힘들었다. 

지난해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식료품 부족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우크라이나는 시리얼, 빵 등 기타 베이커리 제품 주원료인 곡물의 주요 수출국이다. 현재 공급망 혼란과 우크라이나 사태가 상당히 해소됐음에도 불구하고 6월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여전히 8.8%나 높은 수준이다. 

■계란

계란 가격 급등은 완전히 다른 원인에서 비롯됐다. 미국에서 발발한 심각한 조류 독감이 수많은 암탉의 목숨을 앗아갔다. 조류 독감의 강력한 전염성 때문에 자발적으로 암탉을 살처분한 농부도 많았다. 

이후 조류 독감 사태가 완화돼 계란 공급이 안정되자 폭등했던 계란 가격이 다시 떨어졌다. 하지만 다른 식료품 가격과 마찬가지로 계란 가격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전망이다. 6월 계란 가격은 전달 대비 약 7.3%, 전년 동기 대비 약 7.9% 떨어졌다. 

<준 최 객원기자>

LA 한 수퍼마켓에서 고객이 유류 제품을 고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만 식료품, 중고차, 주택 임대료 등의 소비자 가격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기 힘들 전망이다. 						      <로이터>
LA 한 수퍼마켓에서 고객이 유류 제품을 고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만 식료품, 중고차, 주택 임대료 등의 소비자 가격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기 힘들 전망이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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