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지역 마약가격 리스트’ 지역매체 ‘LA 타코’ 보도
LA 지역에서 여러 종류의 마약이 너무 값싼 가격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마약에 대한 접근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10대들에게 마약이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히며 사법 당국의 강력한 제재가 요구되고 있다.
지역 매체인 ‘LA 타코’ 보도에 따르면 LA 전역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마약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그램 기준 코카인(파우더) 20달러~120달러, 메탐페타민(아이스) 20달러, 펜타닐(파우더) 60달러~90달러 등이었다. 엑스터시는 캡슐 1개 당 5달러, 펜타닐 알약의 경우 1개 당 1달러~10달러에 불과했다. 이밖에 히드로코돈 1태블릿 당 5달러~10달러, 옥시코돈 알약 1개 당 14달러~25달러 등이었다.
LA 타코 측은 LA경찰국(LAPD)이 마약 단속 중 압수한 필로폰 가격을 부풀려 공개하는 점에 대해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LAPD 측과 이메일을 주고 받았는데, 이때 LAPD 관계자가 실수로 전달한 ‘LA 지역 마약 가격 리스트’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리스트는 LAPD가 마약 단속을 위한 공조하고 있는 연방 기관인 HIDTA(High Intensity Drug Trafficking Area)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LA 지역 거리에서 실제 유통되고 있는 평균 마약 가격이 정리돼 있다.
이처럼 마약 가격이 하락함과 동시에 마약 유통이 증가하는 추세는 LA 일대 마약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10대들 사이에서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이 유행하면서 사회적 문제로도 대두되는 실정이다. LA 지역 학교들 곳곳에서 마약을 복용하다 쓰러지는 학생들의 사례가 나날이 급증함에 따라 학교들은 아편류 마약 해독제로 널리 쓰이는 날록손을 사전 구비하고, 의식을 잃은 학생에게 날록손을 투여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수전 체이더스 LA카운티 교육구 프로젝트 디렉터는 “최근 LA 지역 학생들 사이에서 마약 복용으로 인해 숨진 사례가 수백 퍼센트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LA 카운티 보건당국은 지난 연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21년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총 1,504명으로, 2016년 109명과 비교해 1,280%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1년 LA 카운티에서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의 55%가 펜타닐을 복용한 것으로 파악됐고,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진 12세와 17세 사이의 십대 학생들의 대다수인 92%가 펜타닐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마약을 불법으로 제조 및 판매하다 적발될 시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통 고리를 끊어야 마약이 일상을 파고드는 일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방 검찰과 마약단속국(DEA) 등 사법당국은 펜타닐을 포함한 불법 마약 유통 딜러들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최근 들어 멕시코 마약 카르텔까지 가세해 펜타닐을 유통하면서 미국 내 펜타닐 남용 문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는 차량 20만여 대 중 일부 차량만 단속을 받기 때문에 실제 미국 내로 유입되는 마약 중 단 10% 이하만 압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