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구입 여건 악화로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지 않고 계속 거주하는‘스테이풋’을 선택하는 주택 소유주가 많다. 이로 인해 몇 년 전부터 현재 보유한 집을 필요에 맞게 고치려는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노년층에 접어든 소유주는 노인 시설을 추가하고 자녀가 늘어난 가구는 증축 등의 리모델링이 고려된다. 그런데 어떤 리모델링을 실시하든 적지 않은 공사비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생활비 부담이 커져 리모델링 비용 마련이 쉽지 않은 시기다. 재정전문 머니 매거진이 리모델링 비용 마련을 위한 대출을 받을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정리했다.
추가 대출, 가계 재정 부담… 필요한 공사비만 대출
‘학자금^카드’등 부채 많다면 리모델링 대출 미뤄야
◇ 무담보 대출도 가능
대출을 통해서 주택 업그레이드 또는 리모델링 공사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 은행이나 크레딧 유니온과 같은 금융 기관을 통해 주방 및 욕실 리모델링, 수영장 공사, 친환경 공사 등에 필요한 비용을 대출받는 주택 소유주가 많다. 리모델링 대출은 반드시 담보를 요구하는 주택 구입 대출과 달리 무담보 대출과 담보 대출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무담보 대출은 담보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높은 크레딧 점수와 고소득 등 승인 조건 비교적 까다로운 편이고 대출금은 반드시 리모델링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은행마다 이자율과 상환 조건이 천차만별이므로 반드시 여러 은행이 제시하는 조건을 비교해야 한다. 일단 대출이 승인되면 빠르면 바로 다음날 공사 비용을 발급받을 수 있다.
보유 주택을 담보로 요구하는 담보 대출은 대출금 사용 용도 제한이 없다. ‘주택담보대출’(Home Equity Loan) 등이 대표적으로 발급받은 대출금을 리모델링은 물론 학자금, 의료비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 담보로 제공한 주택이 압류될 수 있기 때문에 상환 가능한 금액만 대출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자신에게 적합한 대출 골라야
다양한 형태의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리모델링 비용 마련이 가능하다. 프로그램마다 이자율, 수수료, 상환 조건 등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재정 상황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골라야 한다.
▶FHA 융자: 일반 금융 기관이 발급하고 정부 기관인 ‘연방주택국’(FHA)이 보증하는 대출이다. 낮은 이자율, 낮은 다운페이먼트 조건 등이 FHA 융자의 가장 큰 장점이다.
리모델링과 관련된 FHA 융자로는 ‘타이틀 I 프라퍼티 임프루브먼트 론’(Title I Property Improvement Loan)과 203(k) ‘리해빌리테이션 모기지’(Rehabilitation Motgage)가 대표적이다.
▶HELOCs: ‘주택자산신용담보대출’(Home Equity Line of Credit)은 주택 자산을 담보로 대출되는 담보 대출로 사용 용도 제한이 없다. 소규모 리모델링 용도로 많이 활용되는 대출 형태로 대출자가 소유한 주택의 자산 정도와 상환 능력이 가장 중요한 승인 조건이다.
HELOC은 승인된 대출금이 일시불로 발급되지 않고 크레딧 카드처럼 한도 내에서 필요한 금액만 빼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사용한 금액에만 이자가 적용되는데 이자율이 비교적 높고 변동 이자율이 적용된다.
▶ 주택담보대출: 2차 융자로 불리는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주택을 담보로 요구하는 담보 대출이다. 주택자산신용담보대출과 가장 큰 차이점은 승인된 대출금이 일시불로 발급되고 고정 이자율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대출 승인 뒤 30~60일 뒤부터 상환을 시작해야 하는데 이자 상환 옵션을 제공하는 은행도 있다.
만기까지 원금을 제외한 이자만 상환하므로 페이먼트 부담이 매우 낮지만 만기가 되면 대출금을 일시로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 계획이 있을 때에만 이자 상환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 캐시 아웃 재융자: 이자율이 3%대였던 지난해 초만 해도 주택 소유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옵션이다. ‘캐시 아웃’(Cash-Out) 재융자는 집값이 오르고 이자율이 떨어졌을 때 기존 모기지를 새 모기지로 교체하면서 차액을 현금화해 목돈을 마련하는 융자 방식이다.
기존 모기지 잔액이 50만 달러로 재융자를 통해 70만 달러를 대출받는다면 차액에 해당하는 20만 달러를 현금화해 리모델링에 사용할 수 있다. 캐시 아웃 재융자에 적용되는 ‘주택담보 인정비율’(LTV)은 최고 80%이며 ‘부채상환비율’(DTI)도 50%로 일반 모기지 대출에 비해 높은 편이다.
◇ 필요한 리모델링만 대출만 받도록
리모델링 비용을 대출하기에 앞서 몇 가지 점검해야 할 사항이 있다. 필요한 리모델링 우선순위를 정하고 리모델링 비용으로 얼마나 필요한지 예측해야 적합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런 다음 현재 재정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모든 대출이 그렇듯 너무 무리한 금액을 대출받으면 장기적으로 가계 재정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 추가 대출을 감당할 수 있나? 현재 크레딧 카드 부채와 의료비 상환이 버거운 상태라면 추가 대출로 가계 재정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번 달 말부터 일시 중단됐던 학자금 융자 상환이 재개된다. 약 4,000만 명에 해당하는 학자금 융자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이 가중될 전망으로 리모델링 대출까지 갚으려면 적지 않은 부담이다.
▶ 현재 크레딧 점수는? 리모델링 대출을 받을 때에도 크레딧 점수가 가장 중요한 승인 조건이다. 크레딧 점수에 따라 대출에 적용되는 이자율이 결정되기 때문에 대출 신청 전 높은 점수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크레딧 리포트를 통해 현재 점수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점수를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크레딧 점수를 가장 빨리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크레딧 잔고를 상환하는 것이다. 전액 상환이 당장 힘들다면 조금씩이라도 부지런히 갚아 나가면서 크레딧 잔고액을 최대한 낮춰야 크레딧 점수를 다만 1점이라도 올릴 수 있다.
▶ 비상 자금은 충분한가? 재정전문가들은 적어도 3~6개월 치 생활비를 비상 자금으로 마련하라고 조언한다. 비상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료비 등 갑자기 지출할 일이 발생하면 높은 이자율이 붙는 대출에 손대기 쉽다. 리모델링 대출을 신청하기 전 비상자금부터 충분히 마련해야 불필요한 대출을 또 받아야 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