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연결기간 길수록 효과도 커…젊은 핏속 건강 요소 규명 필요"
늙은 쥐와 젊은 쥐의 혈관을 연결해 혈액을 공유하게 했더니 늙은 쥐의 노화 진행이 느려지고 수명도 최대 10%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듀크대 제임스 화이트 교수팀은 28일 과학저널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서 젊은 쥐와 늙은 쥐의 순환계를 외과 수술로 연결하는 병체결합(竝體結合, parabiosis) 실험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고 밝혔다.
또 늙은 쥐의 노화 방지 효과는 젊은 쥐로부터 분리한 후에도 오래 지속됐으며 순환계를 공유한 기간이 길수록 노화방지 효과도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화이트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젊은 쥐의 핏속에 활력을 높이는 성분과 화학물질이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이런 요소를 밝혀내면 치유 속도를 높이고 젊어지게 하며 수명을 연장하는 치료법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연구에서는 젊은 쥐와 3주간 병체결합을 한 늙은 쥐의 조직과 세포에서 노화 방지 효과가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었다. 늙은 쥐가 실험 후 활동성이 좋아지고 조직에 회춘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화이트 교수는 "3주간 병체결합으로 이런 효과가 있다면 그 기간을 12주로 늘리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 궁금했다"며 "병체결합의 효과가 일시적인지 오래 지속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12주는 쥐의 수명인 3년의 약 10%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4개월 된 어린 쥐와 2년 된 쥐의 순환계를 외과 수술로 연결, 12주간 혈액을 공유하게 한 다음 서로 분리하고 2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쥐 나이 4개월과 2년은 사람으로 치면 각각 18세와 50세, 결합 기간 12주는 약 8년에 해당한다.
후속 관찰 결과 결합에서 분리된 늙은 쥐에게서는 세포 수준에서 혈액과 간 조직의 후생 유전학적 나이가 크게 젊어지고 노화와 반대되는 유전자 발현 변화가 나타났다. 이는 다른 수명연장 실험에서 확인된 칼로리 제한 효과와 비슷한 것이다.
또 병체결합을 했던 쥐들은 하지 않은 대조군 쥐들보다 생리적 능력이 개선되고 수명도 10% 더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젊은 개체와의 병체결합이 늙은 개체의 노화 속도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최초 증거라며 사람으로 치면 50세와 18세를 약 8년간 병체결합 해 수명이 8년 늘어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화이트 교수는 그러나 인간을 병체결합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윤리적이지도 않다고 강조하면서 쥐에서의 노화 방지 효과도 칼로리 제한 같은 다른 전략이 병체결합보다 더 좋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결과는 젊은 쥐의 혈액 순환이 늙은 쥐의 건강을 증진하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어떤 요인이 그런 효과를 내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이 요인들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이 다음 연구 목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