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CAPS·해리스폴 공동조사…유권자 56% ‘정치적 타격’
잇단 사법 리스크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여론 흐름에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자행한 1·6 의회난입 사태 및 대선 전복 시도와 관련해 그를 정조준하고 있는 특검의 수사 때문이다.
24일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지난 19~20일 등록 유권자 2천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의회난입 사태 책임과 관련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가 중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7%가 매우 혹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치 성향별로는 민주당 지지층의 87%, 무당층의 47%가 중요하다고 답했고,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31%로 비율이 하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전복 시도와 관련해 유죄일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응답자의 42%가 유죄라고 반응했고, 36%는 무죄라고 답했다. 또 전체의 20%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일 수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기소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될 경우 대선 경선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답변도 전체의 55%에 달했다. 반면 45%는 출마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80% 이상이 사퇴에 힘을 실었고, 공화당에서는 10명 중 3명만이 사퇴 이유에 해당한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56%는 추가 기소 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고, 3분의 2가량 유권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전복 시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의회난입 사태를 조사중인 잭 스미스 특검으로부터 자신이 수사 대상이라는 통보 편지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는 체포와 기소를 의미한다”며 “이 마녀사냥은 선거 개입이며 사법부를 완전히 정치무기화하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플로리다 자택 기밀문서 반출 혐의로 특검에 기소된 상태며, 지난 3월에는 성추행 혐의로 맨해튼 대배심에 별건 기소됐다.
여론조사를 공동 주관한 마크 펜은 “특검이 치밀하게 기소한다면 이는 역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와는 다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여론조사 상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새로운 내용이 포함될 경우 강력반 반응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따른 정치적 득실을 놓고는 여전히 해석이 분분한 게 사실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시도한 혐의로 기소된다 하더라도, 많은 공화당 유권자들은 이를 민주당의 중상모략으로 간주한다”면서 “이로 인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존 이미지가 바뀌는 일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 폭스 비즈니스가 초반 첫 경선이 치러져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주의 공화당 유권자를 상대로 최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6%는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