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사이 주택 구매자 중 78%가 구매를 후회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가장 큰 이유는 예상치 못한 수리비 지출 때문이었다.(주택 보험업체‘히포’ 조사). 그런데 대부분 고장은 평소 관리만 잘해도 막을 수 있는 것들이다. 주택 결함으로 수리를 실시한 주택 소유주 중 3분의 2가 정기적으로 건물을 관리했더라면 불필요한 수리비 지출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 힘들게 장만한 집을 수리비 지출 없이 잘 사용하려면 평소 철저한 관리와 점검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리얼터 매거진이 주택 관리 체크 리스트를 정리했다.
지붕은 1년에 한 번 전문 업체 통해 점검
홈통 막히지 않도록 청소해야 누수 방지
◇ 지붕
지붕 관리를 소홀히 하면 거주자의 인체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지붕 기와가 훼손됐거나 이끼가 끼면 천장 및 건물 내부로 이어지는 누수의 원인이 된다. 누수 사실을 모르고 장기간 방치하면 지붕과 천장 사이 공간에 습기가 차게 되고 이로 인해 인체에 치명적인 곰팡이가 발생하게 된다. 곰팡이가 천장과 벽을 타고 번지면 실내 공기를 악화시키는 주범이 될 뿐만 아니라 천식 등 호흡기 질환과 두통 피부 질환 등의 질병의 원인이 된다.
지붕은 접근이 쉽지 않아 결함이 발생해도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다. 전문 업체를 통한 정기적인 점검을 실시해 문제가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겨울철 바람이 강한 지역은 적어도 1년에 한 차례 지붕 점검을 실시해 파손 또는 분실된 기와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지붕에 직접 오르지 않고 드론 촬영을 통해 지붕 외진 곳에 발생한 결함까지 잡아낼 수 있다. 주택 정보 업체 홈 어드바이저에 따르면 지붕 수리 또는 교체 비용은 적게는 약 5,500달러에서부터 많게는 1만 달러를 훌쩍 넘는 경우도 많다.
◇ 홈통
지난 겨울 남가주에 예년에 비해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평소 홈통 관리에 신경 안 썼다가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건물에 결함이 발생한 사례가 많았다. 지붕을 따라 설치된 홈통은 강우 시 지붕으로 떨어지는 비가 건물 외부로 배수되도록 하기 위해 설치된 설비다. 홈통이 나뭇잎 등 오물로 막히면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홈통을 넘친 물이 건물 외벽을 타고 실내 또는 지하실 등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다. 내부로 침수된 물에 의해 곰팡이 바닥 파손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홈통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나뭇잎을 제거하거나 철망 형태의 거름 장치만 설치해도 홈통이 막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홈통 아랫부분에 ‘연장관’(Downspout Extension)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는지도 확인한다. 홈통이 막히지 않아도 연장관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폭우 시 홈통을 통해 빠져나온 물이 다시 건물 방향으로 배수될 수 있다. 홈통을 막고 있는 나뭇잎을 정기적으로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홈통 관리에 도움이 된다. 나뭇잎 등 오물을 제거한 뒤 호스로 홈통 시작점에서 물을 뿌려 배수 지점까지 물 흐름이 원활한지도 확인하면 좋다.
◇ 수도 시설
수도 시설 결함에 따른 주택 결함은 가장 흔한 결함일 뿐만 아니라 수리비도 다른 수리에 비해 훨씬 높다. 수도 시설 결함으로 발생한 문제는 제때 고치지 않으면 더 큰 피해와 수리비로 이어지기 때문에 평소 철저한 관리는 물론 문제가 발견되면 바로 수리를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험정보연구원’(III)에 따르면 수도관 파열로 인한 주택 피해 보험 보상 청구액은 평균 1만 2,000달러로 매우 높다.
상하수도관이 설치된 곳을 3개월마다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조기 징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누수 발생 시 물이 차기 쉬운 욕실 싱크대나 주방 싱크대 하단 캐비닛, 지하실 등에 스마트 누수 점검기를 설치하면 누수를 즉시 발견할 수 있다. 주방이나 욕실 싱크대 배수관 막힘을 방지하려면 화이트 증류 식초를 붓고 30~45분 뒤에 찬물을 다시 부으면 효과적이다.
음식물 분쇄기에 쌓인 찌꺼기로 인해 배수관 막힘이 자주 발생한다. 음식물 분쇄기를 청소하려면 우선 전원 코드를 뽑고 식기 세척제로 구석구석 닦아 낸다. 그런 다음 베이킹 소다 반 컵과 식초 반 컵을 분쇄기에 붓고 뚜껑을 닫은 뒤 약 1~2분 뒤에 뜨거운 물을 틀어 놓고 분쇄기를 작동시키면 깔끔하게 청소된다.
◇ 워터 히터
실내에 더운물을 공급하는 워터 히터는 사용할수록 물탱크 내부에 침전물 쌓인다. 침전물이 많이 쌓이면 탱크를 부식시키고 온수 기능을 떨어뜨려 워터 히터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개스를 사용하는 워터 히터의 수명은 8~12년이지만 탱크 내부에 쌓인 침전물 제거 작업만 정기적으로 실시해도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우선 탱크 내 수온을 최대한 낮춘 뒤 온수를 제거한다. 온수를 다 제거한 뒤 찬물을 틀어 탱크 아래 쌓인 침전물 빼낸다. 탱크에서 침전물이 섞이지 않은 깨끗한 물이 나올 때까지 이 작업을 반복한다.
지진 발생 시 워터 히터가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워터 히터를 철제로 된 줄로 벽에 두 번 고정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물이 새거나 넘치는 것에 대비해 워터 히터 아랫부분에 물받이용 ‘팬’(Pan)이 설치되어 있는지도 확인한다. 내부 압력과 온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안전밸브는 5년마다 교체하도록 권장된다. 에너지 비용 절약을 위해서 워터 히터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조업체 권장 온도는 대부분 화씨 140도지만 에너지국에 따르면 120도로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온도를 낮춤으로써 연간 에너지 비용을 최대 22%까지 절약할 수 있다.
◇ 전기 시스템
‘Circuit Breaker’ 또는 ‘Fuse Box’로 불리는 두꺼비집은 집안으로 연결되는 전류를 차단하는 안전장치다. 과전류나 합선 등으로 전기 화재가 발생하면 두꺼비집 내부의 스위치를 내려 더 큰 화재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두꺼비집은 예전에 지어진 주택의 경우 지하실이나 차고, ‘옷장’(Closet)에 많이 설치됐고 요즘에는 주택 건물 외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 소유주 중 3분의 2는 두꺼비 집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화재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우선 두꺼비 집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찾는다. 실내 일부 공간의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두꺼비 집에서 해당 스위치를 껐다가 다시 켜서 전원이 제대로 들어오는지 확인한다. 각 스위치에 실내 공간별로 라벨이 적절히 부착되어 있어야 긴급 상황 발생 시 서킷 브레이커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라벨이 없으면 공간별로 연결된 스위치를 일일이 확인해 스위치 옆에 해당 공간을 적은 라벨을 부착하고 이미 라벨이 부착된 경우 연결 상태가 맞는지 하나씩 점검하도록 한다. 점검 뒤에는 두꺼비 집 뚜껑을 닫고 3개월마다 내부에 부식, 습기, 먼지 등을 제거한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