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라리아, 증상·예방·치료·백신 등 모든 것
말라리아 기생충 가진 모기에 물렸을 때 전염돼
독감과 증상 비슷… 치료 안 되면 발작·혼수·사망
초기 대처 중요… 항말라리아제·일부 백신 효과
최근 플로리다와 텍사스에서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사람에게서 5건의 말라리아 사례가 확인된 후 보건 당국이 경고를 발령하자 지역 전파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여름 여행 성수기를 맞아‘해외 유입 말라리아 사례’가 증가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말라리아의 위험에 대해 알아두어야 할 사항과 말라리아에 걸렸을 때 대처 방법을 정리했다.
▲말라리아는 어떤 질병인가?
말라리아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지만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 말라리아는 보통 말라리아 기생충을 가진 모기에 물렸을 때 감염된다. 말라리아는 수혈이나 장기 이식 등의 과정에서 감염된 혈액을 통해, 또는 임산부가 태아에게 전염시킬 수도 있다.
말라리아는 따뜻한 나라, 특히 열대 기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1년에 전 세계적으로 약 2억4,700만 건의 말라리아가 발생했고 61만9,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미국을 비롯한 42개 국가와 지역은 WHO로부터 말라리아 퇴치 인증을 받았다.
▲말라리아의 증상은 어떤가?
전형적인 증상은 독감과 비슷하다.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피로, 메스꺼움, 구토 등이 있다. 심한 경우 비정상적인 출혈, 황달, 호흡 곤란을 경험할 수 있다. CDC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말라리아 기생충에 감염된 후 10~15일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그보다 일찍 나타나기도 하고 혹은 훨씬 더 늦게, 심지어 1년이 지난 후에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말라리아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신부전, 발작, 혼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5세 미만 어린이, 임신부, 고령자,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 등 취약 계층이 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최근 미국에서 말라리아가 발견된 곳은
플로리다주 당국은 지난 5월 이후 사라소타 카운티에서 4건의 지역 감염 말라리아 사례를 확인했으며, 텍사스주 카메론 카운티에서 1건의 추가 사례가 확인되었다. 모든 환자는 치료를 받았으며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CDC는 밝혔다.
CDC는 플로리다와 텍사스에서 발생한 사례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2003년 이후 미국에서 지역 전파(local transmission)가 발생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또한 플로리다와 텍사스에서 발생한 사례 중 최소 두 건에서 감염자가 야외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는 증거가 있다.
CDC에 따르면 5건의 사례 모두 열대열 말라리아(P. vivax) 균주와 관련이 있다. 런던 위생 및 열대의학대학의 말라리아 역학 부교수인 재키 쿡은 이 균주는 다른 균주보다 중증 또는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이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P. 비박스는 기생충이 간에 숨어 있다가 수개월 또는 수년 후에 다시 나타나기 때문에 재발성 말라리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 그녀는 “따라서 비백스 감염이 있는 경우 재발하지 않도록 약간의 추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말라리아는 20세기까지 미국에서 흔하게 발생했다. 이 질병은 1940년대 후반에야 주요 공중보건 문제에서 제외되었고 1970년에 공식적으로 박멸되었다. 그 이후로 대부분의 사례는 해외에서 귀국하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발생했다. CDC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사이에서 매년 약 2,000건의 말라리아 사례가 발생했고, 이 중 5~10명이 사망했다.
CDC는 올해 해외여행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해외에서 감염된 사람의 수도 지난 몇 년 동안에 비해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어떤 모기가 말라리아를 일으키나
말라리아 기생충에 감염된 암컷 아노펠레스 모기에 물렸을 때 인간에게 전염된다. CDC에 따르면 아노펠레스 속은 미국 대륙 대부분에서 발견된다. 최근의 지역 감염 사례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텍사스 당국은 대부분 해외에서 감염된 사람을 문 모기가 다른 사람을 물었을 때 시작된다고 설명한다.
▲말라리아의 예방과 치료는
보건 전문가들은 말라리아 발생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침대 주변에 모기장을 설치하고 문이나 창문에 방충망을 설치할 것을 권장한다. 또한 방충제를 바르고 팔과 다리를 가리고 살충제 처리가 가능한 헐렁한 옷을 입는 등 보호복을 착용해야 한다. 말라리아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아토바퀀(atovaquone)이나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과 같은 항말라리아제를 복용할 수도 있다.
말라리아는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결과가 좋으므로 감염된 사람은 즉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을 것을 전문가들은 권장한다. 감염된 말라리아 기생충의 종류에 따라 약을 처방받게 되며, 치료에는 클로로퀸과 아르테미시닌 기반 병용 요법이 포함된다.
▲말라리아 백신이 있나
말라리아를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아직 없고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말라리아 전염률이 높은 국가에 거주하는 어린이를 위해 WHO에서 권장하는 백신이 있다. RTS,S 백신은 중증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말라리아 기생충인 열대열 말라리아에 대항하도록 만들어졌다. WHO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이 백신은 치명적인 중증 말라리아를 30% 감소시켰다.
▲말라리아 확산이 기후변화와 관련 있나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평균적으로 지구를 더 덥고 습하게 만들어 모기 유병률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더운 날씨에는 모기가 더 규칙적으로 먹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더 많이 물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모기는 고인 물에서 번식하므로 기후 변화로 인해 더 심한 폭풍과 홍수가 발생하면 모기개체 수가 증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에서 지역 감염 사례가 발생한 이유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더 따뜻한 기후로 이동함에 따라 더 적합한 환경이 생겨날 것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유럽연합 관리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뎅기열, 치쿤구니야열, 웨스트나일열 등 다른 모기 매개 질병의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전염을 일으키는 침입종이 대륙으로 더 멀리 퍼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By Annabelle Timsit and Victoria Bis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