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48세 여성 신원 확인…범인 81세 미국 남성 송환 요청 중
캐나다의 장기 미제 살인 사건이 유전자(DNA) 기술로 48년 만에 해결됐다고 CBC 방송 등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 경찰은 최근 1975년 5월 오타와 인근 417번 고속도로변 내셔널 강에서 발견됐던 여성 시신의 신원과 살해범을 확인했다.
경찰은 미결 상태로 남았던 사건 수사를 지난 2017년 재개, 3차원 모형으로 얼굴을 복원했고 2019년 전문 기관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해 신원 확인에 성공했다.
이 여성은 주웰 파치먼 랭포드(당시 48세)로, 미국 테네시주에서 남편과 헬스클럽을 운영하던 사업가였으며 사건 당시 몬트리올에 체류 중이었다.
경찰은 같은 미국인으로, 몬트리올에 머물던 로드니 니콜스가 범인이라는 사실로 밝혀냈다. 그는 몬트리올에서 활동하던 유명 럭비 선수로, 당시 두 사람은 지인 사이였다고 한다.
현재 81세인 그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살고 있다. 경찰은 살인 혐의를 적용, 미국의 추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실종 직후인 1975년 5월 3일 몬트리올에서 멀리 떨어진 온타리오주 내셔널 강에서 랭포드의 변사체를 발견했으나, 당시에는 신원을 밝혀내지 못한 채 사건을 미제로 묻었다.
발견 당시 시신은 손과 발이 넥타이로 묶인 채 천과 수건 등으로 싸여 있었다. 범인은 시신을 고속도로변 다리 위에서 강으로 던진 것으로 추정됐다. 현장 주변에서는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당시 경찰과 언론은 신원 미상의 이 여성을 '내셔널 강의 여인(National River Lady)'으로 지칭했다.
경찰은 미제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유전자 감식 기관에 의뢰, 다음 해 그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 기관은 유전자를 데이터베이스에 올려 가계도 네트워크 정보를 담은 데이터 베이스 자료와 대조, 추적하는 기법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9월 8일 범인 니콜스를 정식으로 송치했으나 수사 내용을 비공개로 진행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랭포드의 어머니는 당시 여러 해 동안 백방으로 딸을 찾았으나 결국 별세했다
현재 랭포드 유해는 캐나다에서 고향인 미국 테네시주 잭슨 시로 이송돼 현지에 조성된 묘지에 묻혀 있다. 묘비에는 '이제 고향에서 안식하길'이라고 새겨져 있다고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