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팩스 ‘존&비니스’ 식당
일부 레스토랑들이 팁 외에도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누가 더 많은 수익을 챙겨갈지를 두고 식당 내 갈등이 소송전으로 비화하는 경우도 있는데 고객들만 비싼 비용에 피해가 커지는 상황이다.
29일 LA 타임스(LAT)에 따르면 페어팩스에 위치한 존 앤 비니스 레스토랑은 최근 식당 내 법정 다툼이 한창이다. 문제의 발단은 해당 매장이 고객들에게 18%의 추가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 비용에 부담을 느낀 고객들은 서버들에게 주는 팁을 줄였다. 결과적으로 서버들은 레스토랑에 추가 서비스 수수료를 전액 자신들에게 제공하라고 요구하게 됐다. 하지만 식당 측은 이를 거부한 것이다. 서비스 수수료는 서버 뿐만 아니라 식당에서 일하는 요리사 등 다른 인력 전부가 공유해야 하다는 것이다.
존앤비니스 레스토랑의 갈등은 결국 소송전으로 커졌다. 서버들이 식당을 소유한 조인트 벤터 레스토랑그룹을 대상으로 20일 집단 소송을 건 것이다. LAT에 따르면 서버들은 존앤비니스가 팁을 관리직이 아닌 전액 서버에게 주게 돼 있는 가주의 노동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식당 측은 서비스 비용은 팁이 아니기 때문에 서버가 독식할 금액인 아니라고 반대하는 상황이다. LAT와 인터뷰한 레스토랑 관계자는 “전통적인 팁 모델은 일부 직원에게만 보상을 주는 측면이 있다”며 “다양한 고용 형태를 고려했을 때 서비스 비용은 공유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와 같은 갈등 국면에서 고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다수 고객들은 수표를 받고 계산을 할 때 서비스 비용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찜찜한 기분으로 팁까지 주고 돌아선 다음에야 식당의 편법적인 비용 부과 방식을 알게 되는 것이다.
레스토랑 입장 전에 고객들이 알 수 있는 방식으로 서비스 비용이 부과된다는 것을 알려야 하지만 교묘하게 넘어가는 식당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문제로 최근 1~2년 간 외식 비용이 크게 올랐음을 고려하면 일정 비율로 부과되는 서비스 차지와 팁은 고객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이 때문에 당장 한인들 중에서는 레스토랑 방문을 줄이고 도시락을 싸다니는 등 외식을 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인타운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하는 김 모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점심을 사먹었지만 최근 외식비가 비싸 매일 도시락을 챙기고 있다”며 “식당에서 요구하는 기본 팁도 최저가 18%로 책정돼 있는데 너무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한인타운에 있는 식당들의 메뉴 가격이 최근 몇 년 간 급등했음을 고려하면 팁에 더해 서비스 비용까지 차지될 경우 1인당 거의 30달러는 써야 할 수도 있다.
가주의 경우 식당 서버들이 타주와 달리 최저임금 적용 대상이 되는데 팁까지 올려 받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캘리포니아주는 팁을 받는 종업원도 해당 지역의 시나 카운티 정부가 지급하는 최저 임금을 똑같이 받는다.
반면 다른 주들의 경우 팁을 받는 종업원은 더 낮은 임금을 받도록 주법으로 규정된 경우가 많다. 오하이오 주의 경우 팁을 받는 종업원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5.05달러, 뉴저지주는 5.35달러, 코네티컷은 6.38달러, 플로리다는 7.98달러로 해당 지역의 최저 임금의 2분의1 또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