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에 한인 노인 2명 피살 현장
지난 24일 다이아몬드바 지역 한인 운영 노인 요양시설에서 발생한 한인 노인 2명 피살 사건은‘케어홈’ 형태의 주거 요양시설 내에서 중국계 간병인에 의해 한인 할머니 2명이 동시에 살해된 사건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노인 장기 요양시설 감독기관인 캘리포니아주 소셜서비스국 자료에 따르면 한인 모니카 이(75)씨와 박희숙(83)씨 피살 사건이 발생한 다이아몬드바 주택가의‘해피 홈케어’는 소셜워커 출신 김모씨가 남편과 함께 다이아몬드바 지역에서 운영하는 3곳의 주거 요양시설 중 하나로 나타났다.
운영자들은 아시안들이 많이 거주하는 다이아몬드바 지역의 특성상 한인 및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해피 홈케어, 중국계를 수용하는 호프 홈케어, 일본계 대상의 러브 홈케어 등 3곳을 동시에 운영 중이며 이들 세 곳의 시설은 모두 다이아몬드바의 한적한 주택가 한 블럭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사건 현장은 26일 낮에도 적막감이 감돌다. 이날 사건이 난 주택에는 홈케어 관리자 등이 자주 출입을 했으나 사건 당시 상황과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피살된 모니카 이씨가 한때 다녔던 한 한인 교회의 담임목사가 이날 해피 홈케어를 찾아와 관리자 측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거부되기도 했다. 이 목사는 “돌아가신 분이 팬데믹 이전에 저희 교회에 출석하셨는데, 이후 거동이 불편해지고 낙상사고 등을 자주 당해 이곳 요양시설에 들어가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주 감독기관 자료에 따르면 방 4개, 화장실 2개짜리 주택을 개조한 해피 홈케어는 지난 2017년 9월 60세 이상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거 요양시설로 설립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 3,000~4,500달러를 받고 일상생활이 힘든 시니어들에게 식사와 운동, 간병, 처방약 관리, 청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감독기관 자료에 따르면 해피 홈케어는 2019년 9월과 2021년 9월, 2022년 9월 3차례에 걸쳐 소셜서비스국이 실시하는 현장평가(Facility Evaluation)를 받았다. 현장평가 보고서에는 해피 홈케어가 시설이나 환경에 관한 검사 기준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설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범죄기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 감독기관 자료에 따르면 이밖에도 해피 홈케어를 상대로 2020년 12월 직원이 환자를 불법적으로 퇴거시키고 환불을 해주지 않았다는 항의, 2021년 1월 직원이 거주 중인 시니어와 통화를 원하는 가족의 전화를 바꿔주지 않는다는 항의, 2023년 3월 직원이 가족들의 방문을 허락하지 않았고, 환자의 소지품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등의 항의가 제기됐다. 한편 본보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해피 홈케어 측에 전화를 시도했으나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노세희·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