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직원 붙잡기위해
기업들이 경기침체가 다가오는데도 직원들을 감원하기보다 근무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 부문 근로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34.3시간으로 2019년의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이는 기업들이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자 해고보다 근무 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이에 대응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의 아메미아 아이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는 근무 시간 단축이 감원의 확실한 전조였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인 코로나19가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전조 역할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부의 집계 결과, 지난달 근로자 수가 33만9,000명이 증가하는 등 올해 들어 현재까지 160만명이 늘어난 데 비해 지난 4월 해고 건수는 2019년 월평균보다 13% 감소했다. 기업들은 팬데믹으로 인해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일자리를 채울 수 있게 되면서 과로에 시달리던 직원들이 정상 근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지난달 공장 근로자의 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3.6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시간에 비해 감소했다.
아메미아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해고 비용과 팬데믹 호황 당시 고용 어려움 등 트라우마로 인해 이례적으로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직원을 줄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면서 “과거와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근로자들 사이에 일과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근무 시간 단축을 선택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학 경제학과 신용석 교수팀이 인구조사국의 가계 설문조사를 분석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미국 근로자들이 근무 시간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이 같은 추세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사라진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신 교수는 팬데믹 이전에는 동료보다 적게 일할 경우 승진 누락 등을 걱정했으나 많은 사람이 동시에 근무 시간 단축을 선택하면서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면서 “따라서 이는 안정적인 추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