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경동나비

57년 전 신부님과 수상한 숨바꼭질…미국, 아동 성범죄 단죄

미국뉴스 | 사건/사고 | 2023-06-13 09:59:08

57년 전 신부님과 수상한 숨바꼭질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메인 등 3개 주 민사 소멸시효 폐지, 오래전 당했던 성범죄 소송 가능

 

올해 64세인 앤 앨런은 1960년대 메인주 포틀랜드 가톨릭 교구에서 성당을 다녔다. 그는 역동적인 신부가 이끄는 교회와 방과후 사교 모임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 친구들과 킥킥거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모임은 항상 숨바꼭질 게임으로 끝났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 있었다. 로렌스 사바티노 신부는 매주 한 명의 소녀를 골라 함께 숨었다. 앨런의 차례가 됐을 때 그는 포틀랜드 성베드로 성당의 쉬는 공간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앨런은 그때 겨우 일곱 살이었다.

 

“그 지하실에서 어떻게 나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앞으로도 기억이 나지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냄새도, 소리도.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무슨 행동을 했는지도 기억합니다.” 앨런은 9일 공개된 AP통신 인터뷰에서 이렇게 털어놓았다.

 

앨런은 지난해 포틀랜드 교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20여 명 중 한 명이다. 50년도 더 지난 아동 성폭행 사건은 과거라면 수사나 처벌 대상이 되지 못했다. 다행히 메인을 비롯한 각 주에서 아동 대상 성범죄 민사소송 소멸시효 폐지 법안이 추진되면서 수십 년 전 잘못에 대한 단죄가 이뤄지고 있다. 정의는 지연됐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성폭력 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가해자를 처벌해 달라고 요구하기로 결심하고 법적 절차를 밟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청소년기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평균 나이가 52세라는 미국 내 조사 결과도 있었다. 결국 수십 년 만에 단죄 결심을 하더라도 소멸 시효의 벽에 가로막히기 일쑤였다.

 

버몬트주가 2019년 처음으로 아동 성범죄 민사소송 소멸시효를 폐지한 데 이어 2021년 메인, 올해 메릴랜드주가 뒤를 이었다. 미시간, 로드아일랜드, 매사추세츠주는 주의회 회기가 끝나기 전 입법을 완료할 준비가 돼 있다.

 

뉴욕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아동을 상대로 한 성 학대 소송에 대한 시효를 일정 기간 동안 없앴다. 그 결과 2019년 뉴욕주에서 2년간 아동 성폭력 사건 소멸시효가 유예됐을 때 약 1만 건의 소송이 제기됐다.

 

AP는 “전국적으로 이러한 소송은 소아성애를 조장하거나 잘못을 눈감아 준 혐의를 받는 교회(성당), 여름캠프, 스카우트 단체 및 기타 기관을 대상으로 제기됐다”라고 전했다.

 

미국 연방의회도 지난해 9월 ‘아동 성범죄 피해자 사법적 제약 제거에 관한 법’을 통과시켰다. 아동 대상 성범죄는 물론 강제노동, 인신매매, 성매매, 아동포르노 관련 범죄 행위 피해자는 모두 금전적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형법상 처벌까지 가능한 공소시효를 어떻게 할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

앤 앨런(왼쪽 두 번째)을 비롯한 아동 성범죄 피해 여성들이 3월 8일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앨런을 비롯한 여성들은 가톨릭 포틀랜드 교구 소속 신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앤 앨런(왼쪽 두 번째)을 비롯한 아동 성범죄 피해 여성들이 3월 8일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앨런을 비롯한 여성들은 가톨릭 포틀랜드 교구 소속 신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마약 전과자’ 빅뱅 탑, ‘오징어 게임2’ 제발회 불참..은퇴 번복 부끄러웠나?
‘마약 전과자’ 빅뱅 탑, ‘오징어 게임2’ 제발회 불참..은퇴 번복 부끄러웠나?

사진=넷플릭스‘오징어게임2’예고 영상 캡처빅뱅 출신 탑(최승현)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2' 제작발표회에 불참을 결정했다.넷플릭스 측은 오는 12월 9일(한국시간 기준) 서

아시아계 ‘유튜브’ 가장 많이 본다
아시아계 ‘유튜브’ 가장 많이 본다

소셜미디어 이용 현황설문조사 “93% 이용 경험”페이스북·인스타그램 순 미국 내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들은 소셜미디어 중 ‘유튜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WHO “세계 당뇨 환자 8억명… 30여년 전의 4배”
WHO “세계 당뇨 환자 8억명… 30여년 전의 4배”

유병률도 14%까지 치솟아 세계 당뇨병 환자 수가 1990년의 4배로 증가해 8억여명에 이른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14일 밝혔다. WHO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1990년

[황당한 보험사기] “곰의 습격으로 차량 피해 입었다” 알고보니 가짜 곰 의상 ‘조작’
[황당한 보험사기] “곰의 습격으로 차량 피해 입었다” 알고보니 가짜 곰 의상 ‘조작’

보험사기에 사용된 가짜 곰 의상.<가주 보험국>   고급차에 고의로 흠집을 낸 뒤 보험금을 청구한 사기 일당이 적발됐다. 이들은 가짜 곰 의상을 입고 주방기구를 이용해

"40대 이후 매일 160분이상 걸으면 기대수명 5년이상 늘어난다"
"40대 이후 매일 160분이상 걸으면 기대수명 5년이상 늘어난다"

호주 연구팀 "활동량 하위 25%가 하루 1시간 더 걸으면 수명 6시간 증가" <사진=Shutterstock>  40세 이후 신체 활동량을 전체 인구 상위 25% 수준으

[트럼프 2.0 시대] 연방정부 대수술… 친환경 정책도 대거 폐기
[트럼프 2.0 시대] 연방정부 대수술… 친환경 정책도 대거 폐기

■ 취임일 무더기 행정명령 준비군대까지 동원해 강력 국경봉쇄스케줄 F 부활 공무원 해고 유력파리협약 탈퇴·전기차 정책 폐지비상사태 선포후‘수퍼관세’부과   “취임 첫날에는 독재자가

환율,‘강달러’ 지속…원화 등 대비 초강세

‘4분기 환율 1,385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으로 강달러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올해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345원에서 1,385원까지 치솟을 것이란

‘트럼프 랠리’…주식 내다파는 미 기업들
‘트럼프 랠리’…주식 내다파는 미 기업들

‘오를때 차익 남겨 팔자’5일 대선 후 대거 처분  뉴욕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차익을 노린 기업들의 매각도 늘고 있다. [로이터] 지난 5일 대통령 선거 이후 미국 주식 시장이

[화제] 트럼프 승리 예측… 8,500만달러 ‘잭팟’

‘폴리마켓’ 프랑스 투자자 5일 대선 예측 베팅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큰돈을 벌어 유명해진 익명의 도박사가 당초 알려진 돈보다 두배 가까이 많은 8,500만달러를 번 것으로

높이 35미터… 수탉 모양 호텔 화제
높이 35미터… 수탉 모양 호텔 화제

필리핀서 ‘기네스’ 올라 필리핀에 최근 완공된 높이 35m의 거대한 수탉 모양 호텔이 화제가 되고 있다. 14일 기네스 세계기록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필리핀 네그로스 옥시덴탈주의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