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건강악화 가능성 둘러싼 미국내 논란은 엄연한 사실
올해 80세로 연임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나이는 무기일까 약점일까.
4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역사상 최고령 현역 대통령인 바이든 대통령을 두고 정계에 상반된 시각이 공존한다고 보도했다.
1942년 11월생인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80세지만 내년 11월 대선이 지나면 82세가 된다. 만약 재선에 성공할 경우 그는 무려 86세까지 백악관을 지키게 된다.
미국 내에서는 고령과 그에 따른 건강악화 가능성을 들어 그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는 게 사실이다.
대표적인 꼬투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잦은 말실수다. 바이든 대통령은 4월 백악관 직원 및 출입 기자의 자녀를 백악관에 초청한 자리에서 자기 손주 이야기를 하던 중 “(손주가) 뉴욕에 1명, 필라델피아에 2명, 아니 3명 있던가? 아니, 3명이다. 손녀가 하나 있으니까…모르겠다. 헷갈린다”고 말해 좌중을 당황하게 했다.
그는 또 당시 가장 최근에 방문한 국가가 어디냐는 질문에 즉시 답하지 못했다. 아일랜드계인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기준 약 2주 전 아일랜드, 북아일랜드를 방문해 “고향에 왔다”고 선언하기도 했으나 이를 기억하지 못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외에도 같은 달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한국’(South Korea)’을 ‘남미(South America)’로 잘못 언급했고, 지난해 9월에는 백악관 행사에서 교통사고로 이미 사망한 연방 하원의원의 이름을 부르며 찾는 모습을 보이는 등 크고 작은 말실수를 반복해왔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자주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면서 신체적 건강에 대한 우려도 자아냈다.
가깝게는 이달 1일 미국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행사에서 바닥에 있던 모래주머니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그러나 이 같은 모습은 거두절미 맥락없이 발췌된 단편적 선동일 뿐 종합적으로 볼 때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반박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공화당과 긴 협상을 거친 끝에 부채 한도 상향에 대한 최종 합의안을 성공적으로 도출해낸 게 대표적 예시로 꼽힌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 합의에 나섰던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도 “(바이든 대통령은) 매우 전문적이고 똑똑하고 강인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 측 보좌관 다수도 그가 특정 이름이나 단편적 사실은 순간적으로 잊어버릴지 몰라도 정책 등과 관련된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대단한 기억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말실수는 젊었을 때도 종종 있었던 일로 노환에 따른 변화가 아니며, 그는 지금도 ‘압정’처럼 예리한 면모를 보여준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을 자주 상대하는 이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그의 신체 건강에도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 주치의 케빈 오코너는 2월 바이든의 신체가 직무 수행에 적합한 상태라면서 그가 “어떠한 면제나 편의 제공 없이 모든 책임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촘촘하게 짜인 하루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샐러드 등 건강한 음식 위주로 식사하며 일주일에 5일은 운동을 하는 등 몸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