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질 떨어져 10년새 우울증 2배 증가
5시간 미만 잠자면 발병 위험 3.74배 ↑
잠자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우울증에 노출된 사람이 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와 윤지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이 10년간 한국 성인의 수면 특성 변화와 우울증과 관련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2018년 우울증 유병률이 2009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고, 5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면 7~8시간 수면한 사람보다 우울증 발병 위험이 최대 3.7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은 맥박과 호흡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활동을 제외한 모든 신체 활동이 휴면에 들어간 상태를 의미한다.
부족한 수면은 신체·정신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특히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심혈관 질환, 대사질환, 뇌졸중, 치매, 우울증, 불안증 등 여러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좋은 수면 습관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에 일상생활에서 올바른 수면 습관의 중요성은 항상 강조돼왔다. 하지만 과거보다 불면증 등 수면 질환이 증가했으며,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수면 특성 변화에 관한 연구는 아직 없는 실정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한국 성인의 수면 특성의 변화를 확인하고 우울증과 수면시간의 연관성을 파악하고자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대상은 2009년(2,836명)과 2018년(2,658명)에 무작위로 추출된 19세 이상 성인이다.
연구팀은 기상 시간, 취침 시간, 총 수면 시간, 주관적인 잠 부족 경험, 수면 질, 우울증 등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2009년에 비해 2018년의 우울증 유병률은 4.6%에서 8.4%로 증가했다.
아울러 평균 수면 시간은 19분 감소하는 등 불충분한 수면을 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사람 비율이 30.4%에서 44.3%로 증가했다.
수면에 도달하는 시간을 의미하는 수면 잠복기는 평일 8분, 주말 7분 증가하는 등 평일, 주말 모두 수면 효율성이 떨어졌으며, 피츠버그 수면 질 지수(PSQI, 5점 초과 시 잠재적인 수면 부족을 의미함)도 3.6에서 3.8로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로 한국인을 대상 수면 특성 변화 연구로, 수면 지속 시간과 우울증의 연관성을 밝혔다는 점에서 연구 의의가 있다.
특히 2009년과 2018년 모두 7~8시간 수면을 취한 사람의 우울증 유병률이 가장 낮았으며, 5시간 미만으로 수면을 취한 사람은 적정 수면시간을 취한 사람보다 3.08~3.74배 높았다.
아울러 9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면 우울증 유병률이 1.32~2.5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적정 수면시간을 취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윤창호 교수는 “부족한 수면 시간과 낮은 수면의 질은 우울증 외에도 뇌졸중,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5시간 미만, 또는 9시간 이상의 수면시간은 우울증 위험성을 높이므로 적정 수면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윤지은 교수는 “평균 수면 시간, 수면 질 등 대부분 지표에서 10년 전보다 나빠졌다”며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선 좋은 수면 행동의 중요성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신경과학회에서 발행하는 ‘임상 신경학(Journal of Clinical Neurology)’에 실렸다.
■건강 수면 10계명
1.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규칙적으로 한다.
2. 잠자리에 소음을 없애고, 온도와 조명을 안락하게 한다.
3. 낮잠을 피하고, 자더라도 가능한 짧게 제한한다.
4. 낮에 하는 적당한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
5. 카페인ㆍ알코올ㆍ니코틴을 피한다.
6. 잠자기 전 과도한 식사를 피하고 적당한 수분을 섭취한다.
7. 수면제를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8.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피한다.
9. 잠자리에서 독서나 TV 시청 등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다.
10. 잠들지 않고 잠자리에 오래 누워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