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코막힘 증상으로 한 달째 고생이다. 최근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되면서 독감을 비롯한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던 A씨는 코막힘 외 콧물 등 다른 증상도 없어 환절기 비염으로 여겨 방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주부터 냄새도 맡지 못하고 두통까지 생겨 동네 이비인후과를 찾았는데 콧속에 물혹이 생긴 ‘비용종(nasal polyp)’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비용종이란 코 점막에 발생한 용종으로 껍질을 깐 포도송이 같은 모양으로 나타난다. 용종은 우리 몸에 생긴 돌출된 덩어리를 말한다. 우리가 아는 위나 대장 등에 나타나는 용종과 달리 비용종은 암으로 악화할 위험은 거의 없다. 대부분 단순 염증 반응으로 나타난다.
현재까지 비용종이 발생하는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염증이나 알레르기로 인해 코 점막이 손상되고 점막 표면이 부풀어 올라 부종과 용종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은 크기의 비용종은 증상이 없다가 크기가 점차 커지면 코막힘ㆍ코 가래ㆍ누런 콧물ㆍ재채기ㆍ안면통ㆍ후각 저하 및 상실 등이 생긴다.
장시간 방치하거나 증상이 심각해지면 비용종이 밖으로 노출되거나 비중격 등이 넓어져 변형이 발생하기도 한다.
크기에 따라 눈으로 확인하고, 크기가 작으면 내시경 등의 장비로 진단한다. X선 촬영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 검사로 해부학적 이상을 확인하며 의료진 판단에 따라 조직 일부를 채취해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초기 비용종이라면 비점막 수축제ㆍ항히스타민제ㆍ스테로이드제 등 약물로 치료하며 자주 재발하거나 부비동염ㆍ이관염 등이 생기면 수술로 제거하는 게 좋다.
조명준 대동병원 귀·코·목센터 과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비용종은 염증이나 알레르기 등 자극으로 발생할 때가 흔해 근본적 원인이 개선되지 않는 한 재발할 때가 많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