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노·아데노바이러스 기침·근육통 7~10일 지속
“고열과 근육통에 기침이 멈추질 않는데, 코로나에 걸렸을 때 보다 더 아픈 것 같아요.”
요즘 들어 여기저기서 콜록콜록 기침 소리가 멈추지 않고 들려온다. 코로나19 팬데믹 공식 종료 이후 마스크 없이 맞이한 봄에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이 함께 유행하면서 병원이 이같은 호흡기 질환 환자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한인 이세라(33)씨는 최근 일주일 동안 고열, 근육통, 콧물, 기침 등 독감과 비슷한 각종 증상을 심하게 앓았다. 아무리 감기약을 먹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거주지 인근 어전트케어 클리닉을 찾은 이씨는 의사로부터 리노바이러스 또는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된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살면서 이렇게 지독한 독감 증상은 처음”이라며 “기침이 일주일째 멈추질 않고 온몸이 누가 때린 것처럼 아프다”고 토로했다.
한인 병원들에 따르면 이씨처럼 심한 호흡기 질환에 감염돼 고생하고 있는 한인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와는 다른 리노바이러스나 아데노바이러스 등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들이 유행하면서 한인들 사이에서도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과 전문의는 “팬데믹이 끝나고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개인 방역이 완화됨에 따라 봄철 감기 환자가 급증했다”며 “알러지 증상, 코로나19 감염,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병원을 찾는 기침 환자가 하루 최소 10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리노바이러스와 아데노바이러스 같은 대표적인 호흡기 바이러스들은 기침, 콧물, 인후통, 두통 등을 유발한다. 흔히 감기로 부르는 상기도 감염만 일으키는 게 대부분이지만 드물게 폐렴 등 하기도 감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유행성각결막염을 동반해 ‘눈꼽 감기’로도 불린다.
전문의는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별다른 약이 없고, 몸 안에서 항체가 형성될 때를 기다려야 한다”며 “대개 7~10일 정도면 감기 증상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괜히 감기약을 먹으면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권장된다”며 “단 노년층, 기저질환자의 경우 호흡기 질환 증상이 나타나면 주치의를 찾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비상사태가 끝났지만 전염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것도 권장된다고 방역당국은 강조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