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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기온 1도 올라갈 때마다 6.2%씩 증가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3-05-16 08:56:16

식중독, 기온 1도 올라갈 때마다 6.2%씩 증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 2021년 7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발생한‘분당 마녀김밥 집단 식중독 사건’ 피해자들이 인당 100만~200만 원의 위자료를 받게 됐다. 수원지방법원 민사17부(부장판사 맹준영)는 12일 분당 한 프랜차이즈 분식점에서 취식 후 식중독 증상을 보였던 원고 121명이 회사와 가맹 점주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입원·통원 치료를 받은 원고에게 피고가 각각 200만 원, 100만 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2021년 7월 말부터 8월 초‘마녀김밥’ 경기 성남시 분당 지역 2개 지점에서 김밥을 사 먹은 손님 276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수거한 식재료와 조리 기구 등을 검사한 결과, 행주ㆍ도마ㆍ달걀ㆍ물통 등에서 살모넬라균이 상당수 검출됐다.

# 2021년 8월에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한 프랜차이즈 김밥 전문점에서 김밥을 먹고 30명이 고열과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집단 식중독에 걸렸다. 한 20대 여성은 이 전문점에서 김밥을 먹은 뒤 고열ㆍ설사ㆍ구토ㆍ복통 증상이 나타나 다음날 새벽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귀가했다. 하지만 같은 날 낮 12시쯤 자신의 집에 쓰러져 있다가 남편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중독 환자는 매년 5,000명 안팎이 발생하며, 이로 인한 사회 경제적 손실 비용이 1조8,000억 원에 달한다. 평균 기온이 1도 올라가면 식중독 환자는 6.2%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여름도 폭염이 예고된 만큼 식중독 사고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식중독 환자의 70% 이상이 음식점ㆍ어린이집 같은 집단 급식소에서 발생한다.

 

◇오염된 달걀로 살모넬라균 감염

‘분당 마녀김밥 집단 식중독 사건’처럼 식중독은 보통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통계로 보면 식중독은 4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6월에 정점을 찍은 뒤 9월까지 기승을 부린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에는 많은 사람이 식중독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지만 봄철에는 음식 관리에 방심하기 쉽다”며 “특히 요즘 같은 나들이 계절에도 밖에서도 음식을 냉장 보관하며, 상온에 2시간 이상 두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식중독은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이나 유독 물질이 들어 있는 식품을 섭취해 발생했거나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질환이다. 소장ㆍ대장에 염증이 생기는 ‘장염’이 음식물을 먹어 발생했으면 장염이라는 명칭과 식중독을 혼용하기도 한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요 균으로는 ①살모넬라균 ②포도상구균 ③비브리오균 ④콜라레균 ⑤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균 ⑥웰치균(clostridium perfringens) ⑦장출혈성 대장균 등이 꼽힌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많은 원인 균의 하나가 살모넬라균이다. 달걀을 잘못 먹어 살모넬라균에 감염돼 급성 위장관염을 겪는 사람이 적지 않다.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 간(2017~2021년) 6,838명의 살모넬라 식중독 환자가 보고됐는데 이 중 77%(4만5,257명)는 달걀이나 지단이 포함된 음식을 먹고 감염됐다.

살모넬라균 감염증은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생 달걀, 덜 익힌 달걀, 우유, 오염된 육류 섭취가 주원인이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동물 및 동물 주변 환경과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 드물지만 살모넬라균 감염증 환자 분변이나 입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달걀을 조리해도 오염 물질이 묻은 달걀 껍데기를 깨는 조리 과정에서 흰자ㆍ노른자 등이 오염됐을 수 있다. 달걀을 만진 후 손을 씻지 않고 다른 음식을 만지면 교차 오염 가능성도 있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 6∼72시간 잠복기 후 설사와 함께 경련성 복통ㆍ두통ㆍ발열ㆍ메스꺼움ㆍ구토ㆍ오심(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탈수로 이어진다.

식중독 원인 균 가운데 끓여도 죽지 않는 것도 있기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균이다. 지난해 6월 지역 축제에 다녀온 주민 400여 명이 이 균 때문에 집단 설사·복통 증상을 겪었다. 전날 부녀회에서 직접 준비한 장조림ㆍ오이냉국ㆍ김치 등이 퍼프린젠스 균에 감염됐던 것이다.

퍼프린젠스 균은 가열 등으로 살기 불리한 상황이 되면 스스로 열에 강한 아포(보호막이 있는 캡슐)를 만들어 살아 남는다. 이후 알맞은 생장 조건이 되면 씨앗이 발아하듯이 식중독 균으로 다시 자라게 된다.

김성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예방과장은 “퍼프린젠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고기류는 중심부 온도가 75도 이상 되도록 충분히 가열한 뒤 조리 후엔 2시간 이내 섭취하거나 60도 이상으로 온장 보관하거나 신속히 냉각해 5도 이하로 냉장 보관한 후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구토ㆍ설사ㆍ복통 등이 대표적 증상

식중독 증상은 구토ㆍ설사ㆍ복통 등이 대표적이다. 독소나 세균이 음식물과 함께 체내로 들어오면 우리 몸에선 이를 빨리 제거하기 위해 구토·설사·복통 등이 발생한다. 독소가 소화관 위쪽에 있으면 구토, 아래쪽에 있으면 설사를 통해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한다.

또한 세균이나 독소가 온몸에 영향을 미쳐 전신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독소형 식중독은 독소가 소화관에서 흡수되지 않아 구토 같은 소화기 증상만 일으킬 때가 많지만, 세균이 장벽에 붙거나 뚫고 들어가면 소화기 증상과 함께 온몸에 열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부 세균은 독소를 만들어내 신경 마비ㆍ근육 경련ㆍ의식장애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대개 하루 이틀이 지나면 좋아지지만 2일 이상 계속돼 하루에 6~8회의 묽은 변을 보거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2일 이상 배가 아프고 뒤틀리거나, 하루 이상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열이 동반된 설사로 체온이 38도 이상이면 병원에 가야 한다.

 

◇손실된 수분 보충ㆍ수액 공급이 1차적 치료

식중독 환자는 장점막이 손상되고 소화 흡수 기능이 줄어든 상태이기에 곧바로 음식을 먹으면 소화 흡수를 하지 못해 설사가 악화할 수 있다.

따라서 1차적 치료로 구토·설사로 손실된 수분을 보충하고 전해질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수액 공급’이 필요하다. 포도당이나 전해질이 포함된 물은 순수한 물보다 흡수가 더 빠르므로 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거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ㆍ쌀죽 등 기름기 없는 음식부터 먹어야 한다. 설사가 심해도 장에서 수분을 흡수할 수 있으므로 탈수 예방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면 좋다. 혈변이나 열이 심하면 의사 판단에 따라 항생제를 투여한다.

식중독으로 인해 설사를 한다고 무조건 굶는 건 좋지 않다. 박민선 교수는 “위장에 있는 장상피세포는 음식 공급을 2, 3일만 하지 않아도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영양 공급이 적절하지 않으면 설사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구토ㆍ설사한다고 지사제나 항구토제를 함부로 쓰면 안 된다. 구토는 위장 독소를 체외로 배출하는 반응이고, 설사는 장내 독소를 씻어내는 반응이다. 약을 먹으면 자칫 독소 배출이 늦어져 회복이 더딜 수 있다. 보통 면역력과 체력을 가진 사람은 식중독에 걸려도 자연 치유되지만 어린이나 노약자라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채소류는 꼼꼼히 씻고 2시간 이내 먹어야

식재료는 신선한 것으로 필요한 만큼 구입하고, 식기 세척기 등 열이 많이 발생하는 기구 주위를 피해서 보관해야 한다.

음식물을 조리·섭취할 때는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손을 신경 써서 세척하며, 익힌 음식은 익히지 않은 음식과 분리해 안전한 온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조리된 음식은 가급적 상온에 두지 말고 2시간 이내 섭취하도록 한다.

식중독 주원인인 날것의 해산물(생선회, 굴, 조개류)은 조리 과정에서 오염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채소류는 꼼꼼히 씻은 뒤 2시간 이내 사용하거나 즉시 냉장 보관하는 게 좋다.

 

<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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