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알츠하이머와 관련 있는 10개 장내 박테리아 그룹 확인"
사람의 장내 세균 구성과 알츠하이머병 위험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식단 조절 등을 통한 장내 세균 변화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UNLV) 징충 천 교수팀은 12일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장내 세균과 뇌의 연관성에 관한 논문 수십편을 메타 분석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세균 그룹 10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발견이 장내 미생물과 알츠하이머병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장내 박테리아 불균형이 어떻게 치매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의 장에는 500~1천 종의 박테리아가 서식하며, 이런 미생물의 양과 다양성, 구성은 그 사람의 유전과 식습관 등의 영향을 받는다.
장에 있는 특정 박테리아는 장 내벽을 얇게 만드는 산(acid)과 독소를 분비하고 알츠하이머병 위험 요인인 'APOE'(apolipoprotein E) 유전자와 상호작용하고 신경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이는 뇌 건강과 면역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퇴행성 신경질환을 촉진할 수 있다.
천 교수는 "장내 미생물은 대부분 건강에 좋은 박테리아로 간주하지만, 이런 박테리아의 불균형은 면역 체계에 독성이 될 수 있으며 우울증, 심장질환, 알츠하이머병 같은 다양한 질병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10가지 특정 유형의 장내 세균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들러크루치아, 유박테리움 노다툼 그룹, 아이젠베르기엘라, 유박테리움 피시카테나 그룹, 고르도니박터, 프레보텔라9 등 6종의 박테리아는 알츠하이머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반면 콜린셀라, 박테로이데스, 라크노스피라, 베일로넬라 등 4종은 알츠하이머병 위험 요인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박테리아의 주요 범주는 밝혀졌지만 어떤 특정 박테리아 종이 알츠하이머병의 예방이나 촉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바이오틱스와 식단 조정을 통한 장내 미생물 변화가 면역체계, 염증, 뇌 기능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며 약물이나 생활습관 변화 등 개별 환자의 유전적 구성에 맞는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