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 치사 펜타닐 딜러들 대대적 기소 12건 발표
미국에서 매 7분마다 1명씩 사망에 이르게 하는 오피오이드계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Fentanyl) 남용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연방 검찰과 마약단속국(DEA) 등 사법당국이 남가주 지역을 포함한 전국 주요 지역에서 펜타닐을 유통하는 딜러들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연방 사법당국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펜타닐을 판매한 딜러들을 대상으로 한 기소 12건을 발표했다. 펜타닐 유통으로 인해 피해자들을 사망케 한 13명의 피고인들은 최소 20년형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소 12건 중 11건의 피고인들이 LA, 노스 할리웃, 몬테벨로, 샌버너디노, 리버사이드 등 남가주 출신이다.
연방 및 지역 검찰이 주도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계자들은 “펜타닐 중독은 미국에서 50세 이하 성인들의 사망 원인 1위로 꼽힌다”고 지적하며 “펜타닐을 유통하는 딜러들은 잠재적인 살인범이나 다름없으며, 법은 이들을 심판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최근 들어 멕시코 마약 카르텔까지 가세해 펜타닐을 유통하면서 미국 내 펜타닐 남용 문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는 차량 20여만대 중 일부 차량만 단속을 받기 때문에 실제 미국 내로 유입되는 마약 중 단 10% 이하만 압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딜러들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펜타닐을 유통하고 있으며, 특히 10대들에게도 접근해 펜타닐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 카운티의 경우 펜타닐 사망자가 2016년과 비교해 지난 2021년 1,200%나 증가했다는 보고서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LA 카운티 보건 당국은 지난 연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21년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총 1,504명으로, 2016년 109명과 비교해 1,280%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1년 LA 카운티에서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의 55%가 펜타닐을 복용한 것으로 파악됐고,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진 12세와 17세 사이의 십대 학생들의 대다수인 92%가 펜타닐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학생들 사이에서도 마약을 복용하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는데, 이 경우 학부모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녀를 재활센터에서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펜타닐 복용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사례도 542건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16년 133건에 비해 308% 늘어난 수치다. 연구진들은 10대를 포함해 오피오이드에 대한 내성이 높지 않은 사람들이 특히 펜타닐을 복용했을 때 위험한 결과가 초래된다고 밝혔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매년 미 전역에서 약 7만명이 합성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으로 사망하는데, 이 수치는 3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펜타닐은 인공으로 만든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으로 중독성이 강하며, 헤로인의 50배를 넘는 독성을 지녀 뾰족한 연필심에 올릴 정도의 양인 2mg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