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법 개정안 국회 상정, 원정출산자와 구분 구제
해외동포 차세대의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 해법에 청신호가 켜졌다. 원정 출산과 이민 출산을 구분해 국적 자동상실을 허용하는 국적법 개정안이 김홍걸 의원(무소속)의 대표 발의로 국회에 상정되기 때문이다. 새 개정안의 발의와 통과를 위한 국회토론회가 오는 25일 개최된다.
이 법안은 현행 한국의 국적법에 제14조2(선천적 복수국적자에 대한 특례)의 1항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개정안은 ‘외국에서 출생한 사람(직계존속이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사람은 제외한다)으로서 출생 이후 17년 이상 계속하여 외국에 주된 생활의 근거를 두고 있는 복수국적자는 국적선택기간이 지난 때에 출생일로 소급하여 대한민국 국적이 상실된다. 다만 원정출산이나 병역기피자는 이 규정에서 제외된다’는 조항을 신설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국적 자동상실 조항은 남녀의 구분이 없고 한국에 출생신고를 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적용된다. 또한 출생일로 소급하여 국적이 자동으로 상실되기에 2세, 3세 자녀의 ‘복수국적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초안을 작성한 전종준 변호사의 설명이다.
이에 앞서 한국 헌법재판소는 2020년 9월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까지 국적이탈을 하지 않으면 병역의무 해소 전까지 일률적으로 국적이탈을 제한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판단 하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못한 정당한 사유와 공직 진출 등을 못한 불이익을 증명해야 예외적으로 국적이탈을 허가해 주는 제도를 2022년 10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국적이탈허가제의 복잡성과 비합리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오는 25일 국회 토론회에서 주 발제자로 나서는 전 변호사는 “국적 자동상실제의 부활은 거주국의 공직이나 정계진출에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미국 신원조회시 대부분의 질문이 ‘복수국적을 가진 적이 있습니까?’라고 과거부터 현재의 사실까지 묻는 질문이기에 출생일로 소급하여 국적이 자동상실되도록 하는 것이 복수국적으로 인한 불이익을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 변호사는 “이번 토론회에서는 한국계 3선 연방하원의원인 앤디 김 의원의 예를 들어 설명할 예정이다. 그는 1982년생이지만 현행 국적법상 1983년 5월 25일생부터는 복수국적이 되어 공직이나 정계 진출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는 심각성을 전하면서, 새로운 국적 자동상실제 도입에 대한 정당성과 필요성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걸 의원은 “선천적 복수국적으로 인한 해외동포들의 피해 사례를 점검하고, 국적법 개정안을 통한 문제 해결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