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의 수가 최근 5년 사이 거의 4배로 급증한 사실이 드러났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3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고서를 인용해 펜타닐 과다복용에 따른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연령표준화 기준)이 2016년 5.7명에서 2021년 21.6명으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불과 5년 만에 이 마약으로 인한 10만명당 사망률이 3.8배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인종별로는 미국 원주민의 펜타닐 과용으로 인한 10만명당 사망률이 2021년 기준 33.1명으로 백인의 1.3배에 이르렀고, 아프리카계의 사망률도 10만명당 31.3명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25∼31세(10만명 당 40.8명)와 35∼44세(10만명당 43.5명) 등 젊은 인구집단에서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아편류 합성 마약인 펜타닐은 치사량이 2㎎에 불과해 조금만 과용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다만, 펜타닐과 함께 아편류 마약으로 분류되지만 치사량 문제가 비교적 덜한 필로폰과 관련해서도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이 같은 기간 인구 10만명당 2.1명에서 9.6명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가자 수는 펜타닐보다 적었지만, 증가율은 357%로 더 높은 셈이다.
미국 내 아편류 마약의 범람을 초래한 주범으로 꼽혀온 옥시코돈은 같은 기간 10만명당 사망률이 1.9명에서 1.5명으로 줄었다.
이 외에도 최근 몇 년새 미국에서 자일라진, 니타젠과 같이 더 강력한 마약이 법의학자들의 우려를 살 정도로 퍼지고 있으나, 다수 검시소에서는 이들 마약 성분을 검사조차 하지 않는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악시오스는 "증가하는 펜타닐 위기는 주 또는 연방의회에 합성 아편류 마약의 밀매 단속 강화와 아편류 마약 해독제인 나르칸(성분명 날록손)의 접근 문턱 완화, 펜타닐 검사지의 합법화를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