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불붙는 대선 경선…기소가 전화위복된 트럼프 초반 선두
공화당의 유력 대선 경선 주자로 거론되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출마 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신경전에도 불이 붙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경선을 후원하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은 16일 첫 TV 광고를 선보였는데, 이 광고에선 노골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광고는 "트럼프는 뉴욕에서 민주당 검사에게 공격받고 있다"면서 "그런데 왜 그는 공화당의 플로리다 주지사를 공격하는 데 수백만 달러를 쓰고 있는가? 트럼프는 바이든-펠로시 극본의 페이지를 훔치고 있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광고는 또 디샌티스 주지사의 사회 보장 관련 입장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판도 정면으로 받아쳤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2013년 연방 하원의원 재직 시 사회보장 수급 연령을 70세로 상향 조정하는 결의안에 찬성했고, 이어 예산 심의 과정에 공화당이 해당 조항의 예산을 삭감하도록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후원하는 극우 성향의 핵심 슈퍼팩 '마가'(MAGA·Make American Great Again)는 지난 14일 광고에서 "디샌티스는 의료보험과 사회보장을 삭감하고 심지어 은퇴연령을 높이며 노후보장에 손을 대고 있다. 우리의 돈에서 더러운 손가락을 떼라"고 규탄한 바 있다.
마가 측은 디샌티스 주지사가 기내에서 초콜릿 푸딩을 손가락으로 먹었다는 인터넷 매체 '데일리 비스트' 기사를 조롱 조로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디샌티스 주지사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세계경제포럼 당시 "언젠가는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한 영상을 교차 편집해 즉각 반박에 나섰다.
광고는 "트럼프는 디샌티스에 대해 거짓말을 할 게 아니라 민주당과 싸워야 한다"며 "트럼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라며 끝을 맺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양강 구도를 형성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는 그간 서로에게 팽팽한 대립각을 세워 왔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이후 일찌감치 경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디샌티스 주지사는 내달 플로리다 주의회 회기가 끝나면 경선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 맨해튼 검찰의 '성추문 입막음' 혐의에 대한 형사 기소 이후에도 당 내부적으로는 지지층 결집에 오히려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지난 1분기 동안 모두 1천800만달러을 모금했으며, 현재까지 모금액은 모두 3천400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직후 24시간 동안 후원금만 4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부분 여론 조사에서도 선두를 이어가고 있지만, 공화당 내부적으로는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ABC '디스 위크'에 출연해 "이미 한 곳에서 기소됐고, 다른 두 곳에서 수사를 받는 중이라면 확실한 승자는 될 수 없다"며 경선 판세를 전망했다.
미국 선거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의 12일 분석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층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평균 지지율은 49.3%로 디샌티스 주지사(26.2%)를 앞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