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C 주의·신고 당부 기관 사칭 가장 많아
연방 정부가 전국적으로 이민자 등 소수계와 노인들을 겨냥한 각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연방 거래위원회(FTC)는 소수계와 이민자를 겨냥한 사기 실태 보고서를 최근 공개하고 체류신분의 약점과 영어가 미숙한 이민자와 노인들이 특히 각종 사기 피해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FTC는 대다수 이민자들과 유색인종들은 언어장벽, 법에 대한 지식 부족, 공권력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주류 미국인보다 사기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고 피해를 당해도 신고를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FTC에 따르면 지난해 FTC에 신고된 각종 사기 건수는 무려 240만건에 달했다. 특히 사기 피해액은 88억달러에 달해 전년도의 58억달러에 비해 52%나 증가했다.
FTC는 또 지난해 가장 많았던 사기 사례도 발표했는데 정부기관이나 기업, 단체를 위장한 ‘위장사기’ 행각이 피개 규모가 가장 컸다. 사기꾼들이 정부기관이나 은행, 기업들로 위장해 돈을 뜯어내는 방식으로, 피해액은 2021년 4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6억6,000만달러로 늘었다. 이어 투자사기가 3억8,000만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투자사기 중 최근 암호화폐 사기가 급증하고 있으며 피해 규모도 1건당 평균 피해액은 5,0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맨스 사기 피해도 갈수록 늘고 있다. 여성이나 남성의 이름을 도용해 사귀자거나 결혼하자면서 친해진 후 각종 금품을 요구하는 사기다. 로맨스 사기는 인터넷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아시안과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경우 정부 혜택·서비스, 투자사기 등의 신고비율이 높았다. 또한 재택근무로 돈을 벌수 있다며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사례도 보고됐다. 이밖에 학자금 대출 탕감 사기, 대출 사기도 많았다. 사기 행각은 허위 정부기관이나 웹사이트까지 만들어 놓고 돈을 낼 것을 유도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기꾼들은 특히 집중적으로 이민사회를 노린다고 로사리오 멘데즈 FTC 소속 변호사는 지적했다. FTC는 “이민자와 노인들을 겨냥한 사기의 경우 연방 사회보장국(SSA), 카운티 복지국, 차량국, 전력국 등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법을 집행하는 기관을 사칭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 혜택이 중단된다며 개인정보나 돈을 요구할 경우 의심을 해야 하고 절대 응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FTC에 따르면 정부 직원들은 ▲당장 돈을 보내지 않으면 체포되거나 법적 조치가 이뤄진다는 협박을 하지 않으며 ▲돈을 송금하면 혜택을 늘리거나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약속하지 않고 ▲기프트카드나 선불카드, 송금, 코인 등으로 요금 결제를 요구하지 않는다. 또한 정부기관 직원이라면서 ▲사회보장번호를 정지시킨다고 협박하거나 ▲체포나 법적 불이익 ▲즉각적인 요금 납부 ▲개인 정보를 알려달라고 압박하는 경우도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 직원이라는 것을 입증하겠다며 가짜 증명서 등을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보내겠다는 행위 역시 정부 사칭 사기범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는 게 FTC 측의 설명이다.
FTC는 현재 한국어를 비롯, 11개국 언어로 사기방지 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FTC의 한국어 사기방지 및 신고 요령은 웹사이트(www.consumer.ftc.gov/features/consumer-education-multiple-languages-korean)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FTC는 인터넷(reportfraud.ftc.gov)으로도 사기 신고를 받고 있다. FTC는 사기 방지 및 신고요령 핸드북도 제작해 이민사회에 무료 배포하고 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