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지면서 이상하게 자주 졸리고 의욕도 잃고 쉽게 짜증이 나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봄이 됐으니까 춘곤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사실 춘곤증은 의학적인 용어는 아닌 반면 기면증(嗜眠症)은 신경정신과 질환이란 점에서 다르다.
다만 밤에 잠을 충분히 자도 낮에 갑자기 졸음에 빠지는 증상을 보인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기면증은 선잠이 들어 착각과 환각에 빠지기도 하고 흔히 ‘가위에 눌렸다’라고 표현하는 수면마비에 들기도 해 춘곤증보다 증세가 심하다.
또한 낮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잠이 오면서 갑자기 잠에 빠져버리거나 근육에 힘이 갑자기 풀려버리는 증상이 있을 때 이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한편 봄철에는 우선 기온 차가 하고, 신학기를 맞는 학생이나 직장 새내기 등 새로운 환경 변화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늘어난다.
춘곤증은 이런 온도 변화와 주변 환경으로 인한 민감한 반응이 일시적으로 생기는 것이다. 춘곤증은 신체 활동이 왕성한 젊은이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이런 기면증과 춘곤증을 잘 해결하려면 잠을 효율적으로 자는 것이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성인은 일반적으로 하루 7~8시간 정도 수면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기면증 같은 수면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수면 시간은 충분하더라도 수면 질이 보장되지 않기에 정상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고 했다.
기면증이 의심되면 먼저 수면 전문 병원을 찾아 수면 다원 검사와 기면증 검사 등 정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기면증으로 확진되면 약물 치료와 행동 치료, 양압기 치료를 병행하면 큰 지장 없이 생활할 수 있다. 현재 기면증 관련 수면 다원 검사와 기면증 검사, 양압기 치료 등은 건강보험이 적용되기에 적극적으로 검사ㆍ치료를 받는 게 좋다.
한진규 원장은 “기면증은 순간적으로 정신이 끊기므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학습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수험생이나 성장하는 자녀에게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면증 환자는 순식간에 혼미한 상태에 빠져들어 몸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어 기면증과 춘곤증 증상을 잘 구분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