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퇴출 의미있나 회의론
중국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퇴출하겠다며 정치권이 압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미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앱 5개 중 4개가 중국산인 것이 현실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릿저널(WSJ)은 26일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달 초부터 3주간 미국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앱을 집계한 결과 5위에 턱걸이한 페이스북을 제외한 1∼4위가 모두 중국 업체가 제작한 앱이었다는 것이다.
1위는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의 미국 쇼핑몰 ‘테무’(Temu)였다. 2위는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편집 앱 ‘캡컷’이고, 3위와 4위는 ‘틱톡’과 중국 온라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쉬인’(Shein)이 각각 차지했다.
젊은 기업인들이 이끄는 중국 업체들이 제작한 이 앱들은 중국 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잇따라 해외 진출을 시도해 왔다. WSJ은 이 앱들이 중국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이미 수년에 걸쳐 결함을 보완하고 사용성을 개선하는 노력을 해왔다는 점을 미국 진출에 성공한 배경으로 짚었다.
중국 업체들은 ‘자수를 놓는다’고 표현할 만큼 10억명에 이르는 중국 내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앱을 미세조정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값싼 IT 인력을 활용할 수 있기에 가능한 관행이다.
그런 까닭에 중국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내놓는 앱은 처음 출시할 때부터 사용자 편의성과 인공지능(AI) 등 기능이 최적화된 경우가 많다.
관련 투자자와 기술자, 분석가들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 인터넷 기업의 이런 강점을 간과해 왔다고 지적한다.
다만, 중국산 앱이 미국에서 인기를 끄는 데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 여파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고물가와 생활고 심화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테무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WSJ은 “현재 테무에선 2달러 밑으로 살 수 있는 유선 이어폰이나 개 목줄 등이 물가상승에 지친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틱톡의 전신이 된 앱인 ‘뮤지컬리’ 등에 투자했던 벤처 캐피털 투자자 판 루는 “2008년 금융위기는 중국 제조사들이 아마존을 통해 제품을 팔도록 박차를 가했다”면서 “이제는 테무가 빛날 시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