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당 50만달러 보장 한도, 3,500개 증권사 회원 가입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예금 보호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금과 달리 증권 투자에서는 증권투자자보호공사(SPIC)가 시스템 실패를 보호하는데 이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SPIC는 증권투자자보호공사로 의회 법령을 통해 지난 1970년 설립됐다. 증권사가 파산했을 때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보험 차원으로 회원사들이 수익의 일부를 SPIC에 쌓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반 고객들이 브로커를 통해 주식이나 채권을 살 때 브로커의 회사가 SPIC 회원사인지 확인하는게 중요한 이유다. 현재 미국에서 3,500개의 증권사가 SIPC에 가입돼 있는 만큼 관련된 유명 회사들은 대다수가 SPIC 회원사이고 위기 시 증권투자자보호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
SPIC가 보장하는 증권투좌계좌 보호 금액은 현금에 한해 25만달러, 개인당 50만달러다. FDIC가 은행별로 1인 1계좌에 대해 최대 25만달러의 예금을 보호하는 것과 같이 한도가 정해져 있는 것이다. 다만 여기에서 의미하는 개인당 보호 금액 한도는 계좌의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한 명의 고객이 SPIC 회원사를 통해 퇴직연금계좌의 일반투자계좌 두 개를 갖고 있을 경우 각각에 대해 50만달러의 보장을 받을 수 있다.
SPIC 보장은 증권사의 잘못으로 고객이 손해를 입은 경우에 발동된다. 대표적으로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다수의 투자은행들이 파산했을 때 회원사에 계좌를 갖고 있는 고객이 SPIC의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브로커가 고객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거래하거나 계좌를 도난할 경우에도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주목할 점은 SPIC의 보장이 투자 실패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브로커를 통해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볼 경우 이에 대해 원금을 보상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SPIC는 주식 시장 하락이나 투자 가치 하락으로부터 고객을 보호하지는 않는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