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만한 우박에 "잔해 9㎞ 상공까지"…3개州 정전 피해
전문가 "초대형 폭풍인 슈퍼셀"…바이든 "가슴 찢어져, 모든 지원"
강력한 토네이도가 미국 동남부 지역을 덮쳐 최소 23명이 숨지고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25일 CNN과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토네이도와 폭풍이 미시시피주(州)를 강타해 23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으며, 수십명이 다쳤다고 미시시피 비상관리국(MEMA)이 밝혔다.
집들이 무너지고 자동차가 전복되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등 토네이도는 최대 시속 80마일(약 128㎞)에 이를 정도로 강력했다. 골프공 크기의 우박도 쏟아졌다.
토네이도는 170마일(약 274㎞) 구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AP는 전했다.
밤샘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진행한 MEMA는 "지금도 피해 지역에서 수많은 수색구조팀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네이도는 미시시피 잭슨에서 북동쪽으로 약 60마일(약 96㎞)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고, 북쪽으로 향하며 일부 작은 시골 마을을 휩쓸었다.
샤키 카운티에서 13명이 숨지는 등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
험프리스 카운티에서는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이며, 캐럴 카운티 3명, 먼로 카운티에서 2명이 사망했다고 MEMA가 밝혔다.
당국은 "숫자는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사망자 수가 늘 것으로 보인다.
샤키 카운티의 롤링포크, 험프리스 카운티의 실버시티가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당국은 밝혔다. 롤링포크 주민 브랜디 쇼와는 CNN에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 마을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험프리스 카운티의 비상대응 관계자인 로이스 스티드는 "거의 완전히 폐허가 됐다"며 "작은 마을인 실버시티가 지도에서 거의 지워졌다"고 상황을 전했다.
롤링포크에서는 일부 가스 누출도 신고됐다.
주민 원더 볼든은 "바람이 지나갔고 아무것도 안 남았다"고 했다.
노던일리노이대 기상학 교수인 워커 애슐리는 이번 일이 미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토네이도와 가장 큰 피해를 주는 우박을 만들어내는 형태인 슈퍼셀(supercell) 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밤에 발생해 최악이었다고 덧붙였다.
슈퍼셀은 대기 중의 찬 제트기류가 지상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끌어 올리면서 토네이도나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는 초대형 폭풍우다.
미 국립기상청(NWS) 현지사무소 측은 이번 토네이도가 한 시간 이상 지상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CNN은 "토네이도나 폭풍이 모두가 자는 한밤중에 발생하면 경고 알림을 못 볼 가능성이 커서 피해를 더욱 키운다"고 전했다.
오클라호마대 레이더 연구팀 일원인 새뮤얼 에머슨은 롤링포크를 강타한 토네이도가 잔해를 3만피트(약 9㎞) 상공까지 날렸다고 트위터에 썼다고 WP는 전했다.
NWS는 롤링포크와 실버시티를 중심으로 해당 지역에 토네이도 비상사태를 발령했다. NWS의 폭풍예측센터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미시시피와 앨라배마에서 최소 11건의 토네이도가 보고됐다.
정전피해 집계 사이트 파워아웃티지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으로 미시시피 1만5천, 앨라배마주 2만, 테네시주에서 4만 가구 이상이 정전된 상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시시피 지역 이미지는 가슴을 찢어지게 한다"며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시피 주지사 및 지역구 의원들과 연락을 취했다면서 "(연방정부는) 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시간이 걸려도 거기 있을 것"이라며 "복구에 필요한 지원 제공에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립해양대기청은 휴일인 26일에도 텍사스 동부와 중부 루이지애나, 남부 및 중부 미시시피, 앨라배마, 조지아 등지에서 심한 뇌우를 비롯해 우박과 돌풍, 토네이도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