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빚 더 내고 산다” 이자율 상승·부채부담↑
한인 김모씨는 현재 2,600달러의 신용카드 빚을 지고 있다고 했다. 2~3개의 신용카드를 돌려가면서 사용하고 있는데 신용카드 부채에 대한 이자율은 16.99%에서 21.99%까지 다양하다. 김씨는 “100달러를 들고 그로서리 마켓에 가면 예전엔 그래도 많은 식품들을 살 수 있었는데 이제는 살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며 “급여는 제자리이다 보니 신용카드로 생활비 일부를 충당하고 있는데 문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금리에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 임금이 줄어들자 신용카드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미국인들이 크게 늘면서 신용카드 부채 규모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또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매달 신용카드 빚을 떠 안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추가 이자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23일 AP통신은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부채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신용카드 부채로 한달, 한달을 연명하는 미국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신용카드 부채 규모는 610억달러 증가한 9,860억달러를 기록해 종전 최고치였던 9,270억달러를 훨씬 상회했다.
신용카드 부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신용카드에 의존해 생활하는 미국인들이 급증했다는 것을 뜻한다.
온라인 금융정보 웹사이트인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매달 신용카드 빚을 지고 있는 미국인들이 4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 39%에서 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용카드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신용카드 부채에 대한 평균 연간 상환 이자율은 20.4%로 조사가 시작된 1980년대 중반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의 이자율을 기록하고 있다.
신용카드 부채가 늘면서 미국인들의 가계 부채도 증가했다. AP통신과 NORC공공문제연구센터의 조사 결과 미국 성인의 35%는 가계 부채가 1년 전보다 늘어났다고 답했다. 가계 부채가 줄었다는 응답은 17%에 불과했다.
신용카드 부채의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 것은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물가 오름세가 임금 상승률을 앞지르면서 생계비 부담이 커지면서 신용카드 부채에 의존도가 커진 탓이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거듭하고 있다는 데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용카드 부채에 대한 상환 이자율도 늘면서 부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