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가디나 지역 대형교회
중고등부 담당 정모씨 ‘가정불화’ 여부 등 수사
한인 대형 교회에서 전도사로 근무하고 있는 50대 한인 목회자가 부인과 어린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가디나 경찰국에 따르면 지난 3일 한인 남성 정모(51)씨가 부인과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족 살해 및 자살 사건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가디나 지역 D 교회 출석 교인들에 따르면 이 교회에서 전도사로 근무하던 정모씨가 지난 3일 저녁 가디나의 자택에서 부인과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족과 함께 숨진 정 전도사는 1.5세로 영어권이며 청년 시절부터 20년 넘게 D 교회에 출석했으며, 몇년 전 중고등부 전도사로 부임해 영어권 2세들의 교육을 담당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77년 설립된 D 교회는 사우스베이 지역의 한인들이 많이 출석하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한인 대형교회 중 하나다.
현재 정 전도사가 어떤 상황에서 부인과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했는지 동기와 사건 상황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주변에 따르면 정 목사가 가정불화 등으로 이번 사건을 벌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찰은 이번 사건의 동기와 당시 상황 등에 대해 다각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에서 시무하던 교역자의 일가족이 살해·자살 사건으로 모두 사망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자 교회 당회는 지난 5일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의 한 교인은 “담임 목사님을 비롯한 목회자들과 교인들 모두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고 전하고 “우리 교회에서 중고등부를 맡아 헌신했던 전도사와 가족들이 관련된 비극이라 차마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모 목사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정 전도사 가족 사이에 불화가 있었다는 얘기를 전혀 듣지 못해 충격이 컸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교회의 입장문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가장이 가족을 살해하고 자살하거나 자녀가 부모를 살해하는 등 가족간 살인사건이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20년 10월 LA 한인타운에서 50대 처제를 살해한 후 권총 자살을 시도한 60대 형부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또 2018년 9월에는 메릴랜드주 몽고메리의 50대 한인 가장 김모씨가 집에서 일가족 모두에게 총을 쏴 40대 아내와 10대 아들 등 2명을 살해하고 딸 2명에게는 중상을 입힌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같은 해 5월에는 텍사스주 달라스 인근의 한 주택에서 40대 한인 교수 이모씨가 아내를 살해하고 스스로 총을 쏴 자살했다.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한인 교수인 이모씨와 아내 김모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4일 뉴욕 한인사회에서는 20대 아들이 자신의 어머니를 칼로 찔러 살해하고 부친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노세희 기자>